받아쓰기/세음
박정남 시인 「미지근에 대하여」
markim
2020. 11. 13. 00:16
"뜨겁고 차가운 것이
이 세상을 열대로 만들었다가 순식간에 빙하기로 만들기도 하지만
일상을 끌고 가는 것은
한결같고 미지근한 것들입니다.
금방 뜨거워지지 않으며
금방 식지도 않는 온돌 같은 마음.
몇 년 전에 봤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미지근한 마음이
촘촘하게 그리고
끈기있게 사람들을 이어주고는 합니다.
미지근하고 은은한 성품으로
있는 듯 없는 듯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장미가 되려 하지 않고 기꺼이 안개 꽃이 되려는 사람들 곁에서,
꾸벅꾸벅 졸며
한 생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희망사항도 품어 봅니다."
-by 세음
♬ 아름다운 사람
#voc_현경과 영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