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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화자는 이런 답장을 적습니다.

시험 꼭 잘 보세요. 행운을 빕니다.

시인은 이 시에 동감이란 말 대신 동질 同質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잠깐 같은 마음이나 생각을 품었다기보다도.
우리가 애초에 같은 성질을 타고난 사람들임을 실감케 하는 제목이지요.

운명이 이끄는 대로 이끌려가야만 하고.
다가올 내 일에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유약한 사람들임을 말입니다.


저녁에 찾아온 말.
오늘은 동질이라는 이 제목이 마음에 남습니다.

시의 화자가 다정한 답장을 하게 된 건.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겠지요.


휴대전화 너머
희로애락을 느끼는 나와 다르지 않은 누군가가.

나의 다정多情을.

또 우리의 다정多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by 세.음.

 

이른 아침에 문자 메시지가 온다
- 나지금입사시험보러가잘보라고해줘너의그말이꼭필요해

모르는 사람이다
다시 봐도 모르는 사람이다

메시지를 삭제하려는 순간
지하철 안에서 전화기를 생명처럼 잡고 있는
절박한 젊은이가 보인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신도 사람도 믿지 않아
잡을 검불조차 없었다


그 긴장을 못 이겨
아무 데서나 꾸벅꾸벅 졸았다


답장을 쓴다
- 시험꼭잘보세요행운을빕니다!

「동질」

詩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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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빛살 | 조은 - 교보문고

생의 빛살 | 삶의 집요한 의지와 행복한 소멸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생의 이야기!조은 시집 『생의 빛살』. 삶과 죽음, 실존에 대한 집요하고 진실한 탐문과 성찰을 이어온 조은 시인의 네 번째

product.kyobobook.co.kr

 

 

♬ Camille Saint-Saëns 생상스 곡 -  "Mon coeur s'ouvre a ta voix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from 오페라 <Samson et Dalila 삼손과 달릴라>, Op. 47, R. 288

#vc_Mischa Maisky 첼로_미샤 마이스키
#pf_Lily Maisky 피아노_릴리 마이스키

 

https://youtu.be/N-5fdqZLXuY?si=vj1y2YqbOJqGzG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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