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귀하던 시대를 살았던 분들만큼, 우리는 지금 책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을까 돌아보게 되네요. 오늘날에는 책을 대신할 재미있는 매체들이 너무나 많지만, 그래도 책장을 넘길 때의 그 뿌듯함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이 만든 사람, 책이 만든 인생. 그건 변함없는 진실인 것 같습니다. 겨울이 끝나가는 이 시기. 어쩌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느 문화권에서나 이야기에 대한 갈증은 참 깊은 것 같지요.'달의 궁전', '뉴욕 3부작'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폴 오스터 Paul Auster '도 에세이 '왜 쓰는가? Why Write' 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경이로운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오늘은 내 안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좀 기..
"아이들은 집에 들어올 때 신을 가지런히 벗어놓지 못하죠. 신을 가지런히 벗어놓을 줄 알게 되면, 이제 다 자랐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신을 가지런히 벗어 놓는다는 것.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것 하나가 몸에 배기까지 십수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런 과정을 두고 성장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도 이상하게 잘 안되는 부분이 있죠. 묘하게 사람마다 미숙한 부분이 한 가지씩 있습니다. 어떠한 성장은 십수 년이 아니라, 수십 년이 걸리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성장하고 또 철이 들고 있는 걸까.생각해 봅니다."-by 풍.마.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523503 옛것에 대한 그리움 | 김종태 - 교보문..
"템즈 Thames 강이 보이는 사보이 Savoy 호텔 발코니에서, 모네가 워털루 브리지 Waterloo Brige 를 그려낸 40점이 넘는 그림들 가운데 같은 그림은 한 점도 없습니다. 루앙 Rouen 대성당을 그린 스무 점이 넘는 그림들도. 아침의 루앙 대성당, 한낮의 루앙 대성당 등 하나같이 다른 그림들이죠. 250점이 넘는 수련 그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면을 그렸지만 하나같이 다른 그림이 나왔다 그러면.남들과 다른 인생을 사는 의미 부여를 모네의 그림에서 찾아봅니다."-by 노.날. ♬ Saverio Mercadante 사베리오 메르카단테 곡 - "Flute Concerto 플룻 협주 in E minor - 3. Rondo russo (Allegro vivace sche..
"입하立夏가 지난 초여름 무렵이면. 찔레꽃.층층나무.밥풀 같은 키 큰 이팝나무.향이 좋지만 이름 때문에 오해받는 쥐똥나무.온 산을 달콤한 향기로 덮는 아카시나무.모두 하얀 꽃을 자랑합니다. 신선한 초록 잎 사이로 새하얀 꽃의 향기를 뿜는 5월은 이 하얀 꽃의 시절이니 지금 제철인 하얀 꽃을 놓치지 말라고.제철 나물, 제철 과일, 제철 해산물처럼 제철 낭만, 제철 산책, 제철 풍경을 놓치지 말라고. 김신지 작가는 수필집 에서 당부합니다. 작가의 말대로.지금 챙겨야 할, 5월에 놓치지 말아야 하는 제철 기쁨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합니다.-by 출.팸.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077352 제철 행복 | 김신지 - 교보문고제철 행복 | 한 해를 잘 보낸..
"1년 중 크리스마스와 새해만큼이나, 5월은 많은 카드를 고르고 쓰는 때입니다. 카드를 펼쳐놓고 고민이 시작되죠. 오랜만에 쓰는 손글씨니까 빈 종이에 연습하기는 필수입니다. 무슨 얘기를 쓸까 시작할 땐 고민이 길었는데, 막상 쓰니까 할 말이 자꾸 떠올라서. 글자는 작아지고 이름 적을 자리만 남습니다. 다 쓴 카드를 접어서 봉투에 넣으며 생각합니다. 이렇게 카드를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어 감사하다고.곁에 있어줘서. 마음을 적어 보낼 수 있어서. 작은 선물을 고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려보는 아침입니다.-by 출.팸. ♬ Ludwig van Beethoven 베토벤 곡 - "Piano Trio 피아노 삼중주 No. 7 in B-Flat Major, Op. 97 "Arc..
"그는 그날 어떤 마음을 먹었던 건지, 이후 파란색으로 화폭 전체를 칠하는 화가가 됩니다. 붓자국도 없고 티끌도 보이지 않도록 청색 단색으로만 칠해놓은 그의 그림은 수백억 원대의 작품이 됐습니다.그 뿐 아니라 IKB (International Klein Blue) 라고 불리는 파란 물감도 개발해서 특허를 내기도 했지요. 누구의 것도 아닌 푸른 하늘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지칭했던 이브 클랭. 결국 그는 색으로써 자기만의 하늘 한 조각을 갖게 된 셈입니다. 오늘, 우리가 봤던 아름답고 좋았던 장면 하나에 나의 서명을 남겨둘 수 있다면. 그건 어떤 장면이 될까. 오늘 보았던 좋은 것들을 곰곰히 떠올려 봅니다."-by 당.밤. https://www.colorhexa.com/002fa7 International ..
"하지만 아라이 마키 荒井真紀 의 관찰 그림 책 「민들레」를 보면. 그 과정이 결코 수월치는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이틀에서 사흘에 걸쳐서 자신이 품고 있던 작은 꽃들을 전부 다 피운 민들레는. 꽃잎을 오므린 채로 쓰러진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들 것처럼 땅에 가까워졌던 꽃대는. 씨앗이 무르익으면 꽃이었을 때보다도 더 높이 일어선다고 하지요. 괄목상대 刮目相對 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을 비비고 상대한다는 말로 "몰라볼 정도로 실력이나 지위가 향상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누군가의 성장이 순식간에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그에게도 우리가 모르는 쓰러짐의 순간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꽃에서 씨가 된 민들레처럼, 땅을 짚고 다시 솟아오르는 순간이 말입니다."-by 당.밤. https://pr..
"벚꽃이 벌써 다 져버렸네. 벚나무를 보는 순간 콩 가슴에 떨어지는 무언가는 놓쳤구나 하는 아쉬움일 겁니다. 내일은 벚꽃 보러 나가야지 생각만 하는 사이에 저버렸으니. 후회, 아쉬움, 안타까움, 또 속상함이 쿵 하고 떨어진 거겠죠. 그 쿵 떨어진 마음을 조선 중종 시대 문신 권벽이 시로 지어줍니다.어이하면 활짝 핀 꽃 달과 함께 볼 수 있으려나. 간절한 바람 같지만 아마 권벽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어질 겁니다. 권벽의 출생연도가 1530년입니다. 그때도 꽃을 보면서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건. 달과 꽃을 함께 보려는 건 그때도 욕심이고 지금도 욕심이란 뜻이 아닐까. 그러니 권벽은 시로 알려준 거죠. 꽃이 없어도 달이 보이면 즐기고, 달이 없어도 꽃이 보이면 즐겨라. 져버린 벚꽃은 그..
"97세 생일을 맞아서 녹음한 음반의 제목은 . 우리 말로는 '음악 속의 내 삶'입니다. 새 음반의 표지를 보면, 정면을 향해 앉아서 두 손을 무릎에 올려놓은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언제나 은퇴를 꿈꿨다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우리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렇게 버티다 보면. 지금은 이루지 못한 아름다움을. 지금은 지니지 못한 깊이를. 언젠가 이루고 또 지닐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by 당.밤. ♬ Frédéric Chopin 쇼팽 곡 - "Berceuse (자장가) in D-flat Major, op. 57 #pf_Ruth Slenczynska 피아노_루스 슬렌친스카 https://youtu.be/uIiOFFWrY3..
"이런 형식은 듣는 이들에게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변화를 겪고도 거듭 제자리로 돌아올 때 그때만 느낄 수 있는 반가움과 안도감이 있으니까요. 돌고 돌아서 숫자 12에 맞춰지는 시계의 시침과 분침처럼. 우리는 또다시 새 달의 첫날을 맞았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또 한 번 마음을 똑똑 노크하는 것 같습니다."-by 생.클. ♬ Johann Strauss I 요한 슈트라우스 1세 곡 - "Kettenbrücken-Walzer, Op. 4" #per_The Vienna String Quintet 비엔나 현악 오중주단 https://youtu.be/6sESY1hlYLI?si=tfCl0IkQAC7zkRp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