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나무가 왜 오리나무라는 이름이 되었는지는 오리나무만 알까.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것. 아무도 모르고 그 사람만 아는 것. 때로는 공유가 불가능한 것에 진심과 진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따지려 들지 않고, 그저 믿어주는 무언의 신뢰가 중요한 거겠지요.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것을 그대로 믿어주는 사람. 믿음이 곧 진심이고 진실인 때가 있습니다." -by 노.날. ♬ Richard Wagner 리하르트 바그너 곡 - "Meistersinger von Nürnberg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 WWV 96 - Prelude 전주곡" #con_Bernard Haitink 지휘_베르나르트 하이팅크 #orch_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연주_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우리를 속상하게 만든 모든 사람들과 과거에 겪었던 문제들을 지금 돌아보면,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고, 별일 아니었으며, 심지어 우리에게 최상의 결과를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적 거리두기의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던 학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런 생각을 했지요. 인간은 심리적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과거와 미래 모두를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독특한 능력 때문에 현재 시점을 초월할 수 있다. 먼 훗날 자신이 느낄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 지금 시점의 염려와 두려움, 불안, 분노, 슬픔, 실망과 죄책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일주일만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현재 상황은 종료될거야"와 같이, 미래는 늘 낙관적..
"보고 또 보고. 라틴어에서 존경의 유래는 '다시 보기'입니다. 우리에게도 그 비슷한 속설이 있죠.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이 없다' 이 말 속에도 다시 보기가 숨어 있습니다. 보다 보면 좋은 점이 보이니까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이 없다는 말이 성립되는 거겠죠. 영화도 다시 보면 전에 못 본 것들이 보입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다시 보면 빛나는 점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by 노.날. https://www.latin-dictionary.net/search/latin/spectare Latin Definitions for: spectare (Latin Search) - Latin Dictionary and Grammar Resources - Latdict www.latin-dictionary.net..
"아직은 풋내나는 초록 대추지만, 추석 무렵엔 단맛 나는 붉은 대추가 될 텐데요. 이 모든 일이 대추나무에게는 넉 달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6월부터 9월까지 넉 달간 대추나무는 꽃도 피우고, 초록 대추도 맺고, 초록대추를 붉은 대추로 바꿔놓습니다. 넉 달이란 시간은 대추나무에게 꽃과 열매를 준 시간들인 것이지요. 8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후 자문 대답을 해봅니다. 대추 나무가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열매를 무르익게 하는 시간에 난 무엇을 했던가. 스마트폰의 사진첩 앨범엔 답이 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by 노.날. ♬ Claude Debussy 드뷔시 곡 - "Nuit d'etoiles 별이 빛나는 밤" #sop_Diana Damrau 소프라노_디아나 담라우 #hp_Xavier de Mais..
"단풍 든 가을 나무에서는 다가올 겨울보다 지나간 여름과 봄이 겹쳐 보입니다. 가지만 남은 채 겨울을 맞게 될 나무보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록이었던 여름, 신록이었던 봄이 먼저 기억나죠. 다가올 날보다 지난날이 먼저 보이는 가을은 그래서 추억의 계절. 지난 세월, 지난 사람, 지난 일들을 곱씹으며 흘러간 세월 속에 마음을 푹 담글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추억의 계절입니다. 돈 걱정, 일 걱정, 번뇌와 상념. 이런 거 없이 편안하게 과거를 추억해야 하는 계절이 가을인데. 그런 걸 좀 해보려고 하면 사치스럽다고 현실이 죽비를 때리지요. 그래서 가을만 되면 추억하게 되는 시가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을 고문하는 우리를 무한 쓸쓸함으로 고문하는 가을, 원수같은. 원수같은 가을을 1978년도 시집으로..
"덕분에 지능은 생물학적으로 유전되므로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공부와 관련된 오해 가운데 하나가 풀렸습니다. 우리의 지능지수는 신념과 감정 상태 그리고 동기 부여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어떤 믿음을 갖는가, 믿음의 여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하죠. 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목록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동기 부여와 할 수 있다고 믿는 굳센 신념. 이 두 가지도 첨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by 노.날. ♬ Ludwig van Beethoven 베토벤 곡 - "Symphony No. 5 교향곡 5번 "운명" in C Minor, Op. 67 - IV. Allegro" #con_Thomas Zehetmair 지휘_토마스 체헤트마이어 #orch_Royal Northern..
"그런데 그 은밀한 곳으로 아주 키 큰 나무를 고르는 새가 있습니다. 그래서 천적이 바람인 새, 그 높은 곳에 둥지를 트는 새는 까치입니다. 까치는 키 큰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짓기 때문에 둥지 입구를 아주 좁게 설계합니다. 또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향해 유선형으로 짓지요. 까치 집을 보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안다. 그래서 이런 옛말도 전해지는 거지요. 그런데 까치는 집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짓는 게 아니라 땅을 딛고 서 있을 때도 바람에 정면으로 맞섭니다. 까치는 꼬리가 길어서 불어오는 바람을 등지고 서면 꼬리가 뒤집히거나 기울어지기 때문이죠. 이래저래 까치는 천적인 바람을 피하지 않습니다. 정면으로 마주하지요." -by 노.날. ♬ Bob Dylan 밥 딜런 사.곡 - Blowin' In ..
"세월 따라 '메이 퀸 May Queen' 의 뜻도 달라져서 이제는 어디선가 메이 퀸이란 말을 들으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이야기 하나 보다 대충 이 정도로 알아듣게 됩니다. 나무를 숭배할 일이 없어졌으니, 메이 퀸의 뜻도 달라진 거겠죠. 세월과 동행하는 길은, 달라지고 또 바꾸면서 가는 길일 겁니다. 4월과는 다른 5월을 소원한다면, 그 소원 길은 달라진 내가, 바뀐 내가 열어줘야 할 겁니다." -by 노.날. ♬ "좋은 날" #per_Forte Di Quatro 노래_포르테 디 콰트로 #original composer_Sergei Rachmaninov 원곡_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3rd Mov._교향곡 2번 3악장 https://youtu...
"산책길에 잠시 벤치에 앉아서 연초록 잎을 잡념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1년에 며칠 정도 주어질까요. 돈 드는 일도 아니고 딱히 체력이 있어야 하는 일도 아니고 하기 힘든 일도 아닌데, 달팽이 속도로 걷다가 연초록 잎에 홀리는 시간을 갖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이럴 때 쓰는 예스러운 표현이 있습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알다가도 모를 인생사가 오늘은 부디 평안하고 평온한 시간을 지나가는 길이었으면 합니다. 그럼, 공원 산책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by 노.날. ♬ Francis Poulenc 뿔랑 곡 - "Les chemins de l'amour 사랑의 길" #sop_Patricia Petibon 소프라노_파트리시아 쁘띠봉 #vc_Christian-Pierre La Marca 첼로_크..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물리 변화와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화학 변화. 둘 중 우리를 슬프게 하는 변화는 화학 변화겠지요.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고,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만드니까. 그래서 다시 돌아온 봄은 참 반가우면서도 슬픈 계절입니다. 봄은 다시 돌아왔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존재들과 시간들도 있기 때문이니까요."-by 노.날. ♬ 신해철 사. 곡 - "날아라 병아리" #per_N.EX.T https://youtu.be/D1hNT4WoUt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