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변덕스러운 바람이 까탈을 부리는 달, 2월입니다. 1월보다 3일이 적은 2월.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 Augustus 가 2월에서 하루를 빼서, 자신의 이름을 딴 8월에다 보탰기 때문에 2월이 짧아졌다고는 하지만, 2월이 변덕스러운 바람 달이어서 짧은 달이 된 건 아닐까 좀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도 됩니다. 1년 12달 가운데 반드시 하루를 빼야 하는 날이 있다면, 가장 까탈스러운 달에서 하루를 빼는 게 맞지 않을까. 2월, 부디 역풍에도 순항하는 달이 돼주길 바라면서 정면으로 맞이해 봅니다." -by 노날 ♬ John Lennon, Paul McCartney 존 레넌, 폴 매카트니 곡 - "When I'm Sixty Four" https://youtu.be/ckV2ogbt8W4
"그래서 카르페 디엠이 윤리적 주관주의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그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카르페 디엠을 옹호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까르페 디엠을 빼앗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철학자들의 견해입니다.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가 충돌할 때, 무엇이 우선이어야 하는가. 철학자들은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의 카르페 디엠도 위해 주는 것. 그리고 타인의 카르페 디엠을 빼앗지 않는 것 이외에 하나를 더 보태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이 까르페 디엠에 자유를 더 많이 사용하게 하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 아니면 나의 카르페 디엠을 위해 친구의 도시락을 당당히 뺏어 먹고도, 지금 난 배고픈 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윤리적 주관주의를 마음껏 휘두르는 오류를..
"고요한 안식처를 찾아 정교회 수도원으로 가는 길은 하나. 낡고 오래된 나무다리로 냇물을 건너, 정교회의 수도원이 있는 숲으로 깊숙이 들어가야만 합니다. 냇물을 건너가면 고요한 안식처로 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나무를 엮어 만든 다리죠.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낡고 오래됐습니다. 그래서 꼭 건너가려면 먼저 짐부터 줄여야하겠지요. 고요한 안식처로 가는 길. 그 길은 레비탄의 그림처럼, 폭삭 주저앉을 것 같은 나무 다리를 건너가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나의 무게를 가볍게 줄이는 것. 여기에서 시작되는 길이 고요한 안식처로 가는 길일 겁니다."-by 노.날. ♬ Jules Massenet 쥘 마스네 곡 - "Méditation 명상곡" from 오페라 ..
"사랑조차 잊게 하는 책 읽기를 하려면, 먼저 글자를 알아야 할 겁니다. 글자를 알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글자를 모르는데 책을 읽을 수 있는 이는 없지요. 책처럼 마음도 '읽는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마음을 읽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하는 글자는 무엇일까요. 책을 읽는다. 마음을 읽는다. 둘 다 '읽는다'라는 동사를 쓰지만, 책 읽는 도구를 글자라고 한다면 마음은 읽을 도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도 읽기 어렵고, 남의 마음도 읽기가 어렵죠. 하지만 이렇게 답을 구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책과 마음, 둘 다 읽는다는 같은 동사를 쓴다면. 마음을 읽는 글자는 '책 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원전부터 내려오는 책들과 오늘 새로 나온 책들이 바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도구가 ..
"그러니 좋다고 하는 칭찬도, 싫다고 하는 비난도 귓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처럼 들으면 됩니다. 둘 다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인가,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인가.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나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12월은 나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달입니다. 올 한 해 잘 살았는가, 후회는 없는가, 못다 한 일은 무엇인가. 12월에 하게 되는 질문들의 답변자 역시 남이 아니라 '나'입니다. 좋은 질문자이자 훌륭한 답변자로 12월을 보내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노날 ♬ Gustave Charpentier 귀스타브 샤르팡티에 곡 - "Depuis le jour 당신을 만난 날부터" from 오페라 #sop_Angela Gheorghiu..
"고대 로마에서는 매달 1일을 칼렌다에 Kalendae, 5일은 누나에 Nonae, 13일은 이두스 Idus 라고 불렀습니다. 그렇다면 9월 2일은 '9월 1일의 2일 후'라고 해도 되지만, 9월 2일의 기준일은 5일이었지요. 그래서 9월 2일은 9월 5일 누나에의 4일 전 이 됩니다. '며칠 전' 만 있고, '며칠 후'가 없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지나가 버리는 것들' 일 겁니다." -by 노날 http://roma.andreapollett.com/S7/roma-cal.htm Kalendae, Nonae, Idus The fifth Roman king, Tarquinius Priscius (c.600 BC) decided that January should have been the opening..
"골디락스 Goldilocks 는 적당히 식은 죽을 먹은 다음, 적당히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이지만, 지금은 적당한 그 무언가를 상징하는 말로 쓰입니다. 가령, 너무 강하거나, 너무 약하지 않은 바람을 골디락스 바람이라고 하는데, 순풍 順風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순풍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살 때 불어온다. 가는 8월 오는 9월, 모두 순풍 속에 오고 갔으면 합니다." -by 노날 ♬ 久石讓 ひさいし じょう 히사이시 조 곡 - "かあさんのホウキ엄마의 빗자루" from 애니메이션
'페르시아 시인 '사아디 무슬라 알딘 Sa'di Muslah al-Din' 의 경험담입니다. 사아디는 메카 순례만 열네 번을 했고, 30년간 이슬람권 각지를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아리고 쓰린 맨발로 쿠파 신전으로 들어갔다. 사아디는 맨발이란 단어 앞에 아리고 쓰리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가난해서 신발이 없었고, 신발이 없어서 맨발로 다니다 보니 발은 상처 투성이가 돼 서글픈 마음으로 신전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발이 없는 이를 만났다. 순간 사아디의 아리고 쓰리던 맨발은 자연 치유가 되지 않았을까요. 서글픈 가난과 추웠던 마음도 예전처럼 힘들진 않았을 겁니다." -by 노날 http://www.yes24.com/Product/Goods/2987965 사아디의 우화 정원 - YES24 루미와 함..
"누군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무도 그 나무가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해가 갈수록 아래로 자라 무화과를 맺습니다. ' No one is quite sure how the tree ended up there or how it survived, but year after year it continues to grow downwards and bear figs.' 천장에 뿌리를 내리고도 그 무엇도 탓하지 않는 이 나무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뿌리로 움켜쥐어보려는 노력도 없이 어디로든 뻗어보려는 노력도 없이 나는 무엇을 그렇게 탓하고 있었나. 하고 말이죠" -by 당밤 ♬ Ludwig van Beethoven 베토벤 곡 - "Piano Co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