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은 어쩌면 가위나 부채가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 이름을 부를 일은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면 사북에는 이런 뜻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이름이 불리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그것이 사북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북들이 오늘도 이 세상이 잘 움직이도록 중심을 꽉 잡아주고 있는 거겠지요." -by 풍.마. ♬ Frédéric Chopin 쇼팽 곡 - "Nocturne in C-Sharp Minor, Op. Posth." #pf_조성진 https://youtu.be/Hq0jJBAQoto?si=aSVfqAG--eek5Vcn
"그는 가을꽃이 봄꽃과 달리 차가운 바람 속에 피는 것을 안쓰럽게 여기면서도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슬픔이자 명예라고 말하죠. 사람들은 포근한 봄바람 속에서 피는 꽃보다 찬바람과 눈을 맞으며 피는 꽃들에게서 명예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화와 국화를 유난히 좋아했던 것이겠지요. 진정한 명예란 가혹한 시절과 슬픔을 견디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일 테니까요." -by 풍.마. ♬ Hans May 한스 메이 곡 - "Ein tor zur weiten welt 세상에 울려퍼지는 노래" #ten_Daniel Behle 테너_다니엘 베흘 #per_Schnyder Trio 연주_슈나이더 트리오 https://youtu.be/dwnGq9bjFww?si=fKpoBAhvMh0l..
"가진 것은 별로 없어도 좋은 풍경을 누구보다 잘 즐기고 또 흠뻑 취할 수 있는 사람들. 아마도 가장 행복해지기 쉬운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감이라는 건 어딘가에 쌓아둘 수 있는 게 아니라 바람처럼, 향기처럼 스쳐가는 것이라고 우리는 종종 느끼죠. 그러니 그 순간을 아주 잘 붙잡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해지기 쉬운 사람이 아닐까. 이 계절의 풍경은 그런 순간을 자주 제공합니다. 더 늦기 전에 흠뻑 취해 봐야겠습니다. 그 느낌은 스쳐가 버리는 것이지만 그 흔적은 주머니 속의 은행잎처럼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by 풍.마. "허수경의 시와 글을 읽으면 '피부가 너무 얇은 사람'을 보는 것 같아요. 조금만 추워도 에는 듯한 추위를 느끼는. 조금만 뜨거워도 불에 데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우리가 느끼는 것..
"당나라 시인 두목 杜牧이 배롱나무 꽃 (자미화) 을 노래한 시입니다. 봄에는 다른 꽃들이 너무나 눈부셔서 배롱나무는 보이지도 않았지만 이제 가을이 가까워지니 봄꽃은 이미 잊었고, 배롱나무 꽃만 눈에 들어온다고 노래했죠. 길고 지루한 더위, 거센 비바람을 겪으면서도 지지 않고 오래 피어있는 꽃. 함께 겪은 날들이 많아서 더 정답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금방 져버려서 아쉽고 또 그리운 것도 있지만, 오래 버텨주어서 정답고 고마운 것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배롱나무 꽃과 같은 이들을 떠올려 봅니다." -by 풍.마. ♬ 이봉조 곡 - "꽃밭에서" #원곡 가수_정훈희 #gtr_안형수 https://youtu.be/dQOHYzSXjXY
"호박을 그저 먹는 열매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식물이 자라고 꽃피우고 열매 맺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글이었습니다. 비바람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씩씩한 호박꽃 이야기도 좋고, 호박잎에 툭툭 튀기는 빗방울 너울너울 춤추는 호박잎, 그 풍경도 신선하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참 씩씩하게 살아가는 호박이란 식물처럼 우리도 때로는 빗방울을 튀기며 너울너울 춤추듯 흔들리며, 비바람에 지지 않고 이 남은 여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풍.마.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777248 행복한 만찬 | 공선옥 - 교보문고 행복한 만찬 | 소설가 공선옥이 먹고 자란 자연 음식 이야기!소설가 공선옥의 산바람과 들내음이 가득한 음식 산문집. 이 책은 ‘맛있는 ..
"점자를 늘 읽는 사람과 처음 점자를 만지는 사람의 느낌은 다르겠지만, 시인은 그것을 물결이 번지는 것 같고, 벌이 꽃에 살짝 앉았다 날아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무언가를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죠.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때로는 손끝으로 읽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든 읽는 데 익숙해지고 나면 처음 그 느낌을 잊어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무엇인가를 읽는다면 읽는 방식은 달라도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이 번지고, 나비가 살짝 날아올랐으면 좋겠습니다." -by 풍.마. ♬ Felix Mendelssohn 펠릭스 멘델스존 곡 - "A Midsummer Night's Dream 한여름밤의 꿈, Op. 61, MWV M13: Overture 서곡, Op. 21, MWV P3" #con_..
요즘 듣기 어려운 소리 중에 소달구지 소리가 있지요. 그런데 소달구지 소리도 계절에 따라 달라졌다고 합니다 포장되지 않은 길이 많았던 시절에는 철 따라, 날씨 따라 땅의 상태가 달랐기 때문이죠. 얼고, 녹고, 메마르는 건 길뿐만이 아니겠지요. 우리 마음에서도 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이 가을 혹시 그렇게 메마른 말은 소리가 들리고 있지는 아닌지 점검해 봐야겠습니다. -by 풍.마. https://www.yes24.com/Product/Goods/2547831 소리,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듣다 - YES24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 정서가 녹아 있는 107가지의 소리들을 채집한 책이다. 사료적 가치가 뛰어난 각종 문헌, 옛시조, 야사, 민담, 민요, 소설, 현대시, 에세이 등에 담긴 소리들을 고루 다루고..
"표준국어 대사전에서는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나 수풀 또는 그 나무의 그늘' 초록이 짙어지는 만큼 그늘도 짙어진다는 말이 그 안에 다 담겨 있네요. 신록은 햇빛을 통과시킬 만큼 반쯤 투명하게 느껴지지만 녹음 속에는 짙은 그늘이 있습니다. 5월과 6월의 차이가 바로 '그늘'에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늘이 깊어지고 또 그늘이 필요한 때. 6월에는 어떤 그늘을 찾으면 될까 생각해 봅니다." -by 풍.마. ♬ Georges Bizet 조르쥬 비제 곡 - "Ouverture de Carmen 오페라 서곡" #con_정명훈 #orch_Orchestre de Radio France 연주_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https://youtu.be/LdqTaII_xXg?t=44
"나무는 나무, 하늘은 하늘, 그렇게 보고 느끼며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 같은데 가끔은 그렇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시인은 괄호 안에 이런 구절을 숨겨 놓았네요. 나는 사람이었으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그 괄호 안에 담긴 걸까. 오늘은 나에게 어떤 날일까. 쇠는 쇠이고 나무는 나무이고 하늘은 하늘이고 나는 그저 사람으로 사는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는 걸까 생각해 봅니다." -by 풍.마. http://www.yes24.com/Product/Goods/2540232 잘 가라 내 청춘 - YES24 이상희 시의 상상력을 개성적이고 생기 있게 만드는 근원적인 힘은 정직성이다. 부딪쳐 피 흘리지 않는 사람은 신선한 비유, 살아 있는 언어를 얻을 수 없다. 그의 상상력이 긴..
"조선 전기학자 이언적이 머물며 공부하던 곳. 경북 경주 안강읍에 있는 독락당. 냇가에 자리 잡은 그 집을 시인은 까마득한 벼랑 꼭대기에 올려놓았고, 내려오는 길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옛사람들은 깊은 산속에만 숨어 공부한 것이 아니라 벼랑 끝에 숨기도 했습니다. 쉽게 드나들 수 없다면 그곳은 숨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길이, 벼랑 끝에 숨은 사람들에게는 어느 순간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숨어 공부한다는 것은 도를 이루는 것이고, 도는 결국 길이니까요. 옛사람에게 공부란 익숙한 길을 없애고 다시 길을 찾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by 풍.마. ♬ Pyotr Ilyich Tchaikovsky 차이코프스키 곡 - Symphony No. 6 교향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