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사람들은 마르테니차 Martenitsa 라는 이름의 장신구를 선물로 주고 받습니다. 봄과 희망, 부활과 건강, 다산과 장수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흰색 시를 엮어서 만든 이 장신구는 팔찌의 형태를 띌 때도 있고 술이 달린 인형의 모양일 때도 있지요. 불가리아인들은 이것을 일 년 내내 잘 간직해뒀다가 다음 해 봄이 오면 꽃이 활짝 핀 나무에 걸고 소원을 빈다고 했습니다. 독립을 염원했던 우리의 삼일절과 봄이 옴을 기뻐하면서 소원 팔찌를 주고받았던 날, 바바 마르타. 참 다르지만 이 둘은 소원 염원이라는 끈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찾아온 봄을 기뻐하면서 삼일절을 기념합니다. 우리의 들판에도 봄은 왔습니다." -by 당.밤. https://heritage.unesco.or.kr/3%EC%9B..
"다른 나무들과 숲을 이루어서 놓은 것이 아니라 너른 들판에 따로 떨어져서 가만히 서 있는 나 홀로 나무. 이 나무는 이름과 다르게 홀로 있는 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오는 이들이 모두 이 나무의 손님이기 때문이죠. 손을 꼭 잡은 어린 연인들과 잔디밭에 나란히 앉은 동창생들. 토끼 인형을 든 아이와 그 아이를 지켜보는 아버지. 사진에 담긴 나 홀로 나무는 이들과 더불어서 평온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때때로 마음 깊이 나 홀로라는 생각이 들지라도 우리의 기억 한 컷 한 컷에는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무처럼 제자리에서 오고 또 가는 이들을 환대하면 될 일입니다." -by 당.밤. ♬ Robert Schumann 슈만 곡 - "Piano Concerto 피아노 협주곡 i..
"삶이 왜 이렇게 무거울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폭풍이 지나가고 이제는 좀 쉴 수 있을까 하면 또 다른 폭풍이 밀려듭니다. 숙제는 끝나지 않는구나 행복은 순간이고, 슬픔과 고통은 계속되는 채로 내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싶을 때. 1931년에 태어나 전쟁을 거듭 겪으며 많은 것을 잃었고, 늘 배가 고팠던 사람을 생각합니다. 이제 좀 이루었나 싶을 때 하늘은 그의 아들을 데려갔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곱씹으며 차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예술이 되게 한 사람이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글을 떠올리며 이렇게 늦어도 되나 하는 시간을 견딜 수 있고, 차오를 때까지 기다릴 힘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에 기대어 견디고 기다릴 힘을 얻었을까 질문한다면. 박완서 작가의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봅니다. 사랑이 결코 ..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우리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하고 하늘의 별이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하고 아주 귀중한 것 앞에선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할 수 없고 할 수 없어지는 순간이 감탄과 함께 찾아오는 것이죠. 이렇게 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건 그것이 평소에 우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해내는 일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뭔가를 세고 값과 등급을 매기고 말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 일. 때로 오만했던 우리는 어떤 순간들 앞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고 귀한 것들 앞에서 말이죠." -by 당.밤. ♬ "Memories" #per_Maroon 5 노래_마룬 파이브 https://youtu.be/Ehs0RFVAhXw?si=WX8Cn9wR-9YwoWpC
"그런데 다 수선된 책을 의뢰인에게 돌려줄 때 작가는 사진 한 장을 늘 함께 준다고 합니다. 수선되기 전에 찍은 책의 모습, 낡거나 다른 그 파손된 모습을 꼭 기록으로 남겨두는 겁니다. 그 이유는 망가진 모습도 그 책이 가진 시간의 일부이자 의뢰인과의 추억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책에 묻은 손때는 그 책을 아꼈다는 증거가 되고 모서리가 많이 접힌 책은 그만큼 감명 깊었다는 뜻이 될 겁니다. 수선가는 파손조차도 추억이라고 말합니다." -by 당.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5295147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예스24 “이제 우리는 책 때문에 울어도 된다.재영 작가가 우리 편이니까.”_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무너져가는 책의 시간을 멈추는 책 수선가..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을 때는 또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저의 스승인 손민수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입니다. 세상에 대해 목소리를 내라. 그것이 예술가의 의무다." 거기 어디서 오늘도 흔들림 없이 또는 흔들리는 자신을 다독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해 나갔던 모두를 응원합니다. 이 응원이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작은 증거가 되길 바랍니다." -by 당.밤. https://www.yna.co.kr/view/AKR20220630122751005 반클라이번 최연소 우승 임윤찬 "달라진 건 없어…더 연습할 것"(종합)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최근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대회 최연소 기록으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은 30... www.yna.co.kr..
"어제의 사랑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음을 안다면 우리는 어떤 시련 앞에서도 조금 덜 불안해하고, 더 당당해질 수 있을 겁니다. 엄마의 단단한 사랑을 마음에 품은 세 살 아이처럼 누군가의 쓴소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by 당.밤. ♬ Georg Friedrich Händel 헨델 곡 - "Suite from Water Music 수상水上 음악 모음곡" 중 Allegro maestoso #per_The Canadian Brass 캐나다 브라스 https://youtu.be/ATNDFToPgG0?si=wiGLBtXzZ1QpfBnh
"한 해의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빈 곳이 자꾸 눈에 밟힌다면. 이제는 그 시간들을 여백으로 여겨도 좋겠습니다. 언제든 원할 때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 혹은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 일부러 남겨놓은 공간으로 말이지요. 이 여백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 거라고 믿어봅니다. 헝클어진 곳이 풀어지고, 부글거리던 것이 모두 가라앉은 이후에 말입니다." -by 당.밤. ♬ Mauro Giuliani 마우로 줄리아니 곡 - "Guitar Concerto 기타 협주곡 No. 1 in A major, Op. 30, 1. Allegro maestoso" #con_Neville Marriner 지휘_네빌 마리너 #orch_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연주_아카데미오브세인트마틴인더..
"한동일. 전 가톨릭 사제이자 한국 최초의 Rota Romana (로타 로마나, 바티칸 공소원) 변호사. 바티칸에서 일했고, 대학에서 라틴어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라틴어는 그에게 기도와 초심의 언어였습니다. 920년에 발표된 '안드로스의 여자'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마음에 내키는 대로 말하는 사람은, 내키지 않는 소리를 듣게 되리라라는 뜻입니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성경 구절이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마태복음 7장 12절) 미래의 나에게 일어날 일은,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하고 있는 일이다. 타인을 생각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마음을 보내기로 합니다." -by 당.밤. https://www.yes2..
"선원들의 이 관습은 오늘날의 영어 표현으로 남았습니다. Whistle for it. 뭔가를 바라고 휘파람을 분다는 말이 '가망없는 일을 바라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죠. 휘파람으로 순풍을 부르는 것도 또 격렬한 폭풍우를 부르는 것도 둘 다 가능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뭔가를 바라고 소망하면서 살지만, 그것은 때가 됐을 때만 우리를 찾아와주죠. 순풍과 태풍이 자연의 때를 따라서 오고 가듯이 말입니다. 그 '때'라는 것이 오늘이 아닌 줄 알면서도 우리는 효과없는 휘파람을 불어봅니다. 이 휘파람이 작고 순한 바람을 몰고 와 주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by 당.밤. ♬ Howard Shore 하워드 쇼어, Enya 엔야 곡 - "The Council of Elrond 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