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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0년 8월 25일부터 9월 4일 새벽까지 코로나 시대에 혼자 가 본 아프리카 출장기를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기억에 근거해 기록해 둔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14일간의 의무 자가 격리 기간이라는 시간을 견뎌 보자는 의도도 있지만, 코로나 시대에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기록해 본다는 의도도 있다.

물론, 나는 출장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수차례, 아프리카 현지에서 2번, 귀국해서 1번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출장기를 포스트 하고 있는 지금, 비어있는 부산의 어머니 집에서 자가 격리 중에 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지구촌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움츠러들고 있는 시점에 해외출장을, 그것도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거나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야 말았다.

Lockdown 조치로 인해 아프리카 가나에 발이 묶인 채 6개월째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Y를 대신해 내가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만 것이다.

한국에서 접할 수 있었던 아프리카라고 해보았자,

'동물의 왕국'이나 '세렝게티의 초원' 같은 TV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드넓은 초원과 동물들, 올림픽에 출전한 그 대륙 선수들의 모습 혹은 가끔 뉴스로 접하게 되는 엽기적인 내용이 대부분인 해외 토픽이 전부였는데.

인계받은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파트너 John 과 협의하고 있는 미팅 장소는 탄자니아의 Dar es Salaam 이나 케냐의 Nairobi 둘 중 하나.

코로나로 인한 아프리카 각국의 봉쇄조치 때문에 장소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지만, 이후에는 John 의 회사 사람과 두바이로 함께 입국해야 하는 일정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래, 내가 언제 또 아프리카를 가 보겠어. 더군다나 이 엄중한 코로나 시대에'

Y를 원망하는 마음보다는 이미 벌어진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먹고,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선 검색해 보았다.

'아프리카 여행이나 출장 준비하려면 예방 주사 맞으러 다니느라 시간 다 보냅니다.'
'콜레라, 장티푸스, 말라리아, 황열병...... 제대로 준비하려면 열 가지도 넘어요'
'아프리카는 영문 황열병 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어느 나라든 입국 자체가 안됩니다. 입국 비자가 안 나와요.'

검색을 시작한 지 겨우 1분이나 지났을까, 모니터 화면 속에 주르륵 쏟아지는 글들은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시점이 2019년 겨울이 대부분이었고,

예상한 대로 2020년 코로나 시대에 아프리카를 여행한 사람,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프리카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의 글은 있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없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마치 내게,

'다 좋아, 다 좋은데, 가지 마, 귀찮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위험해.'
'미쳤어? 왜 코로나로 전 세계가 난리인 지금, 그것도 아프리카로 갈려고 그래?'
'만약에 아프리카까지 가서 코로나에라도 걸리면 어떡하려고?'
'아프리카 출장 가서 납치되었다거나 테러가 일어나서 여러 사람 죽었다는 뉴스 못 봤어?'
'설령 아무 일 없이 다녀오더라도, 14일간 자가격리해야 돼. 말이 쉬워 14일이지 어떻게 견디려고?"

라고 쏘아붙이는 것 같았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일을 하러 가는 출장이지만, 누가 그랬던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백 가지가 넘지만,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천 가지도 넘는다"

https://markynkim.tistory.com/155

모든 것이 불확실한데다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 분명한

이번 출장이 던지는 두려움과 걱정을 애써 물리치고 - 외면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

한 번 접종하면 평생 다시 하지 않아도 된다는 황열병 예방 접종부터 하기로 마음 먹었다.

 

[접종을 위해 방문한 병원의 원무과 담당 직원도, 접종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던 간호사도, 면담을 위해 만난 의사도, 똑같이 내게 물었었다. "지금 아프리카를 가신다구요?"]

https://youtu.be/U1LB_OerHCE

<황열병 예방 접종을 위해 병원으로 가던 길에 들었던 ToTo 의 "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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