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이로비 도착

* 지난 2020년 8월 25일부터 9월 4일 새벽까지 코로나 시대에 혼자 가 본 아프리카 출장기를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기억에 근거해 기록해 둔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14일간의 의무 자가 격리 기간이라는 시간을 견뎌 보자는 의도도 있지만, 코로나 시대에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기록해 본다는 의도도 있다.

 

물론, 나는 출장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수차례, 아프리카 현지에서 2번, 귀국해서 1번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출장기를 포스트 하고 있는 지금, 비어있는 부산의 어머니 집에서 자가 격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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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에 도착한 26일 오후 2시 (한국 시간 오후 8시) 는 25일 오후 3시 기차를 타기 위해 부산 어머니 집에서 출발한 25일 오후 2시로부터 꼬박 30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 그 나라 이동 통신사의 문자 메시지가 환영의 인사를 먼저 건네왔다.

 

 

'멀긴 멀구나. 아프리카가.'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며 바라본 나이로비 공항 입국장의 모습은, 몇 년 전 인도 'Jabalpur' 출장에서 보았던 풍경이 떠오를만큼 작았고, 코로나 때문인지 입국하는 사람들의 숫자 또한 적었다.

 

[비행기에서 내리며 보았던 'Kenya Airways' 비행기와 나이로비의 하늘. 정말, 코로나 시대에 나이로비로 오긴 왔구나.]

 

아직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한국에서 가져온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출입국 관리 공무원에게 보여 주고, 안면 인식 (?) 체온계를 통과한 다음, 두바이 공항에서 만난 감독님과 함께 도착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작성대 앞으로 갔다.

 

그런데, 도착 비자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던 나에게 감독님이 한글과 영어가 뒤섞인 문서 하나를 들이밀며 묻는다.

 

"사장님, 이곳에는 이거 적으면 되지요?"

 

'잉? 케냐 입국할 때 이것저것 조심하라며 조언해 주던 양반이 한글로 된 설명이 붙어 있는 케냐 도착 비자 신청서를?'

 

입꼬리에 번지는 옅은 미소를 감출 수 없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생이별 중인 젊은 아내와 어린 딸을 빨리 만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하나 설명해드렸다.

 

심지어 그가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한글 설명이 붙어있는 신청서는, 입국장의 작성대에 있던 신청서와는 버전이 달랐기에. 

 

[입국 심사대의 공무원은 도착 비자를 받기 위한 비자 비용을 현금보다는 '카드'나 'M-PESA'로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 때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케냐 방문이 처음인 나와는 달리 케냐에 처자식이 있는 감독님의 입국 심사는 시간이 좀 더 걸렸고, 그가 심사대를 통과하길 기다려 서로의 일정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John 과 나는 WhatsApp 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다]

 

공항에 마중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는 John을 만나야 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나와 John 은 처음으로 서로의 얼굴을 직접 보게 되는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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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처럼 도착하는 사람들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서있는 저 사람들이 처음에는 도착하는 여행객을 마중 나온 사람들인 줄 알았다. 그러나 모두 호객 행위를 하는 택시 기사들이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왼편에는 더 많은 숫자의 기사들과 그들을 그저 바라보고 있던 '탄창이 끼워져 있는 소총을 손에 든' 보안 요원들이 있었다. ]

 

 '이제 진짜 나이로비 출장 일정을 시작하는구나.'

 

 

드보르작 곡

- "교향곡 9번 E 단조, Op.95 (작품 번호 95), B.178 (부르크하우저 번호 178) "신세계로부터": 4악장 Allegro con Fuoco

 

#con_Gustavo Dudamel 지휘_구스타보 두다멜

#orch_Stuttgart Radio Symphony Orchestra 연주_슈투트가르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