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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철학자이자 평론가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 중의 한 대목이었습니다.
발터 벤야민은 1926년 12월부터 두 달 동안 가장 추운 시기에 모스크바를 경험했습니다.
다른 기록도 많지만, 그가 겪은 추위를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편지 한 통을 우체통에 넣기 위해 반나절의 결의가 필요한 추위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생생한 설명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알래스카 사람들은 화를 잘 내지 않는다던 말이 기억납니다.
화가 풀릴 때까지 걸어갔다가 화가 풀린 지점을 표시하고 돌아오는 것이 알래스카인들의 관습인데,
그 얼어붙은 땅에서 화를 내고 집을 나선다는 건 목숨을 거는 일이기도 하겠지요.
추위가 공간과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벤야민의 글에 공감합니다.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
간결하고 단호하게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9.01.25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