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치의 복을 가방 한가득 쓸어담고 싶었던 마음을 접어둡니다. 행복이란 역시 족하다 여기는 마음에 깃드는 걸 테니까요. 복을 담는 주머니라고 하면 좀 더 크게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장신구처럼 옷에 달고 다닐 수 있게끔 작게 만들었던 데는 선조들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복주머니에 돈이나 금을 넣는 것도 아니고 곡식 한 줌을 넣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죠. 농경 문화권이라 그랬다지만 먹고 살 수 있으면 곧 그게 행복이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네요."-by 생.클. ♬ Gabriel Fauré 포레 곡 - "3 Romances sans paroles 3개의 무언가, Op. 17: No. 3"#con_ Daniel Raiskin 지휘_다니엘 라이스킨 #orch_The Israel ..
“24절기의 하나인 대한 이후 5일째부터 입춘 전 3일까지라고 하는데, 올해는 1월 25일부터 2월1일까지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가구 하나도 조심히 옮겼던 제주 사람들은 이때를 기다려서 집을 수리하거나 옮겨간다고 하죠. 신들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말이지요. 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어떤 나쁜 일을 저지르는 게 아니라 이사를 하는 소박하고 선한 마음들을 떠올려 봅니다. 신이 지켜보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겸허해질 수밖에 없겠죠.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르고 스스로를 삼가면서 살 테니까요. 세상이 혼란하고 혼탁하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신이 자리를 비운 지 오래됐다고 여기는 잘못된 믿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by 생.클.https://m.news.nate.com/view/202..
"그렇게 험난한 곳을 찾아가는 84세 할머니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이 카일라스를 찾아가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고 하는 할머니는.노래를 부르면서 일출과 일몰의 감동을 받고, 힘을 얻으며 그 여정을 이어갑니다. 씩씩하고 튼튼한 청춘의 여정이 아니어서 또 더 아름답고 평생 마음에 담은 소망을 이루러 가는 길이어서 또 뭉클하기도 하지요. 나이라는 핑계. 뭔가 해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핑계. 이런 것들 잠시 접어두고 다큐 속의 할머니처럼 씩씩하게, 우리도 간절한 것을 하나씩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라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이춘숙 할머니는 여행 도중에 생일을 맞이한 자신에게 이런 말을 건네죠. "내 생일을 나 자신이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축하받는 생일도 좋지만.스스로 자신의 ..
"인터뷰를 어렵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한 가지 쉬운 방법을 권합니다. 바로 "나에 대한 낱말 찾기"부터 해보자는 거지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빠져 있는 콘텐츠.특정한 순간이나 사람. 자꾸 사게 되는 물건 같은 것들로요. 낱말들을 바로 찾을 수 있다면, 내가 내 자신에게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겠고.그렇지 못하다면 조금 더 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봐도 괜찮을 겁니다. 과거의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와 가장 가까운 단어들은 무얼까? 차근차근히 요즘의 생활을 되짚어봐야겠다 생각해 봅니다.-by 생.클. ♬ Antonín Dvořák 드보르작 곡 - "Symphony No. 8 교향곡 8번 in G Major, Op. 88 : III. Allegretto grazioso - Molto vivace" ..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런 전개를 비판하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즉 '기계에서 내려온 신神'이란 말을 썼다고 하죠. 철학자는 비판했어도 우리들의 현실에 때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있었으면 할 때도 있습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서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들을 척척 풀어주는. 그런 신적인 존재 말이죠."-by 생.클. ♬ Gioachino Rossini 조아키노 로시니 곡 - "Il barbiere di Siviglia 세빌리아의 이발사 : Overture 서곡" #con_Carlo Maria Giulini 지휘_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orch_Philharmonia Orchestra 연주_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https://youtu.be/FC..
"이 두 번째 뜻을 자세히 보면 일에만 마음을 두는 태도를 조금 더 높게 치는 가치관이 내재된 듯합니다.서윤후 시인도 어릴 적 공부를 안 하고 다른 데 신경을 쓰면 어른들에게서 '해찰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했습니다.시인은 자신의 에세이 집 「쓰기 일기」에서 이제는 해찰하자는 말이 좋다고 얘기합니다. 이때의 해찰하다는 늘 쓰던 방식으로 시를 쓰지 않고, 마음껏 헤매보는 것. 또 길을 걷다가도 장미와 유채꽃, 나팔꽃의 한눈을 팔아보는 걸 뜻하지요. 우린 때로 옆눈 가리개를 한 말들처럼 목표에만 집중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때로는 해찰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걸음을 멈추고 한눈도 파는 해찰 말입니다. 무의미해 보여도 이런 일들이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거라 생각해 봅니..
"온갖 이야기를 줄여서 가장 알기 쉽게 만든 것이 교통 표지판이죠.우리는 거기 그려진 것만 보고서 그 뜻을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물론 요즘 교통 표지판도 너무나 다양해졌고, 한 장소에 많은 표지판이 있어서 헷갈리기도 합니다. 또, 모든 글과 모든 의사 표현이 그렇게 간단 명료할 수는 없겠지만, 교통 표지판처럼 명확하게라는 말은 기억해 둘 만한 것 같습니다. 글쓰기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교통 표지판처럼 명확한 것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싶네요. 진심을 이야기하고, 진심을 받아들이고 감정의 찌꺼기가 남지 않는 그런 의사소통 말이지요. 오늘의 느낌, 오늘의 기쁨도 그렇게 명확하게 기록될 수 있도록. 멋진 하루 이어가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by 생.클. ♬ William Bolcom 윌리엄 볼컴..
"책이 귀하던 시대를 살았던 분들만큼, 우리는 지금 책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을까 돌아보게 되네요.오늘날에는 책을 대신할 재미있는 매체들이 너무나 많지만.그래도 책장을 넘길 때의 그 뿌듯함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이 만든 사람, 책이 만든 인생. 그건 변함없는 진실인 것 같습니다. 겨울이 끝나가는 이 시기. 어쩌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느 문화권에서나 이야기에 대한 갈증은 참 깊은 것 같지요.'달의 궁전', '뉴욕 3부작'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폴 오스터 Paul Auster '도 에세이 '왜 쓰는가? Why Write' 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경이로운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오늘은 내 안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좀 기울여..
"이런 형식은 듣는 이들에게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변화를 겪고도 거듭 제자리로 돌아올 때 그때만 느낄 수 있는 반가움과 안도감이 있으니까요. 돌고 돌아서 숫자 12에 맞춰지는 시계의 시침과 분침처럼. 우리는 또다시 새 달의 첫날을 맞았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또 한 번 마음을 똑똑 노크하는 것 같습니다."-by 생.클. ♬ Johann Strauss I 요한 슈트라우스 1세 곡 - "Kettenbrücken-Walzer, Op. 4" #per_The Vienna String Quintet 비엔나 현악 오중주단 https://youtu.be/6sESY1hlYLI?si=tfCl0IkQAC7zkRpz
"봄을 극찬한 작곡가로 슈베르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루트비히 울란트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여서 만든 가곡, 도이치 번호 686 (Deutsch-Verzeichnis. 686) Frühlingsglaube 봄의 신앙은 대표적인 봄 노래지요. 노래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이제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달라지리니. 봄에 거는 믿음은 슈베르트 시절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날마다 더 아름다워질 거라는 기대감 말입니다. 이런 기대감이 아마도 봄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마음이 흔들리고 약해질 때마다. 봄으로부터 오는 이 믿음을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생.클. ♬ Johann Ludwig Uhland 요한 루트비히 울란트 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