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베르트는 냅킨에 악보를 그린 적도 있다는데. 어쩌면 21세기에는 영수증에 악보를 그린 사람도 있지 않을까? 영수증에 짧은 글을 쓴 작가는 없었을까? 그런 것이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전자 영수증이 보편화된 시대라서 아마도 종이로 만든 영수증은 점점 사라질 겁니다.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수증은 사라져도.인생은, 시간은, 역사는. 결코 영수증을 잊는 법이 없지요.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이 발행한 영수증은, 시간이 좀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당장은 세상이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도. 그 진심의 영수증 또한 이미 우리 삶 어딘가에 도착해 있을지도 모르지요. 삶은 깐깐한 검사관처럼 정확한 영수증을 발행한다는데. 이 5월에 우리에겐 어떤 영수증이 발행됐을지, 어떤 청구서가..

"성공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성공만을 바라보며 내달리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성공 이후에도 만족할 줄 몰라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요. 자신이 성공한 것을 자신만 모르거나, 성공한 이후에 공허함을 느끼는 거죠.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고 그 결과보다 더 나은 결과만을 좇다 보면. 성공 이후에 더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행복이란 없을 겁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할 수 있다"를 되뇌며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던 박상영 선수는.2020 도쿄 올림픽 에페 단체전 결승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성공보다 성장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성공은 뒤에 실패가 기다리고 있지만, 성장에는 끝이 없다. 성장하고 있다면, 매일매일 작..

"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 생년불만백 상회천세우살아도 백 년을 못 사는데 늘 천년 근심을 품고 사는가.晝短苦夜長 何不秉燭遊 주단고야장 하불병촉유낮은 짧고 밤은 길어 괴로우니 어찌 등불 켜고 밤에 놀지 않으리為樂當及時 何能待來茲위락당급시 하능대래자즐거움은 제때 누려야 하니 어찌 내일을 기다리겠는가- 중국 한나라 시대 악부 (樂府, 시의 한 형식) 집, 수록 시 중작자 미상. 심리학자 젤리스키는 걱정의 96%는 불필요한 걱정이니.하지 말라고 하고.기원전에 살다간 누군가의 인생론에서는 살아도 백 년을 못 사는데 늘 천년 근심을 품고 사는가라고 합니다. 날마다 기억하면 즐거운 시간만 따르게 될 것 같으니. 살다가 지루하거나 짜증 날 때. 가끔 고비를 넘는 도구로 떠올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by 노.날. ♬ L..

"유하 시인의 농담이라는 시. 누군가에게 매혹되는 순간을 담은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농담을 하는 남자, 까르르 웃다가 차를 엎지르는 여자. 그녀가 사랑스러워 자기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남자. 이렇게 사랑스럽고 다정한 장면이 오늘 저녁 우리 곁에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5월, 그리고 금요일 저녁이니까요."-by 세.음. ♬ Way Back into Love" #voc_Hugh Grant and Haley Bennett 노래_휴 그랜트 & 헤일리 베네트 https://youtu.be/0bwWy67MsOU?si=Ffq-z7YQiYwm0VWn

"그렇게 쓰게 된 소설의 앞 장에는 아내에게 보내는 헌사가 적혔습니다.for jen. if you hadn't ended civilization, none of this would have happened. 제니퍼에게. 당신이 문명을 그만두게 하지 않았다면, 이 중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도.된 사람이 될 만한 자질이 있을지 모르죠. 주변인들의 잔소리와 으름장을 허투루 듣지만 않는다면요. 그래도 에드워드 애슈턴 작가는 난 사람이긴 했나 봅니다. 게임을 끊었다고 이렇게 소설을 뚝딱 하고 써내다니요. 우린 뭘 끊으면 인생이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by 생.클. ♬ Johann Pachebel 요한 파헬벨 곡 - "Variations on the ..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고 나면 기대하던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것과 하루도 빠짐없이 영양과 예산을 고려해 식단을 짜고 음식을 내놓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사를 차린 사람도.책을 좋아해서 독립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도. 옷을 좋아해서 의류업에 뛰어든 사람도 비슷하게 말할 겁니다.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다고.그럼에도 이 아침 피곤을 떨치고 일터로 향하는 것은 당신이 무언가가 돼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일할 기분이 아닌데 일터로 향하고 있거나, 이미 컴퓨터 켜고 책상에 앉아 있다면 이미 프로라는 증거입니다. 당신께서 프로답게 오늘이라는 경기도 잘 마치기를 기대합니다. 프로의 감독이나 선수들은 연패를 제일 싫어합니다. 패하는 게 습관이 될 ..

"누군가는 입하 무렵에 핀다고 해서 이팝나무가 됐다는데? 또 다른 설도 압니다. 그러고 보니 내일모레가 벌써 입하네. 아마 누군가는 입하立夏가 내일모레인지도 또 알고 있었겠죠. 오월의 하얀 꽃 이팝나무가 요즘 사람들 대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하얀 꽃으로 시작된 대화는 이 사람 저 사람 사이를 즐겁게 오가면서 모두의 기분을 좋게 해주며 관계의 꽃도 피우죠. 그렇게 사람들 사이를 오가면서 꽃을 피우는 오월의 하얀 꽃. 이팝나무를 실컷 보고 나면 마음도 밥을 든든히 먹었을 때처럼 배부를 것 같습니다."-by 노.날. ♬ 영화 「Sound of music」메들리- Sound Of Music, My Favorite Thing, Do Re Mi, Eedelweiss, Climb Every Moun..

"신발 밑창에 닿는 땅의 느낌이 한결 푹신해졌고. 이팝나무와 라일락 꽃 향기는 공기 속에 더욱 진합니다.가지마다 돋아나는 나뭇잎들의 소리 없는 탄성은.하루하루 다르게 점점 더 커지고 무성하고요.모른 척 지나치기 미안해서 나뭇잎들을 쓰다듬으면. 깜짝 놀랄 만큼 촉감이 부드럽습니다. 어느 박물관에 소장된 추사의 난 그림 옆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다고 하죠. 불현듯 그런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봄날입니다."-by 세.음. https://m.blog.naver.com/leemsan/221512606866 추사 김정희의 묵향을 찾아가는 여행 9 - 추사기념관추사기념관 전시실에는 '신취미태사잠유시첩(申翠微太史暫遊詩帖, 1836년, 간송미술관 소장)'에 실려 있는 ...blog.naver.com ♬ 박학기 사.곡..

"생각해 보면, 우리의 모든 날은 우리를 빛나게 해주려 애썼던 사람들이 만든 결실입니다. 기쁜 날이든 슬픈 날이든 우리 곁엔 그런 사랑의 마음이 있었고, 그런 정성이 있었고, 그런 손길이 있었지요. 때론 그 마음이 서툴고 거칠어서 상처로 날아온 적도 있겠지만, 본래의 마음을 기억한다면 다 이해되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5월은 그런 달이 되면 좋겠습니다.가정이나 가족이라는 한 묶음의 운명에 그림자처럼 자신을 내어준 수고를 기억하는 달. 가족이 아니면서도 가족 이상으로 헌신하고 아껴준 사람을 기억하는 달. 좀처럼 빛나지 않는 나를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지 않는 척하며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을 기억하는 달. 아무리 힘들어도 주저앉지 않고, 포기하지 않도록 지지해 준 분들을 기억하는 달.그런분들을 기도..

"몸의 기도문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그런 몸의 기도문이 있을 겁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탈 때 혹은 밥을 먹을 때, 저녁에 집으로 돌아올 때.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할 때, 일기를 쓸 때 혹은 외롭거나 쓸쓸할 때.잠자리에 들 때. 꼭 하게 되는 행동이 있을 겁니다. 그 행동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출발점을 찾아가 보면.즐거운 경험에서 시작된 루틴도 있고, 상처를 견디기 위해 시작된 루틴도 있겠지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리들의 루틴에는 동네 서점 들렀다 오기.나를 위해 작은 선물하기. 수고했다고 내 마음 쓰다듬어주기. 이런 것들이 들어있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by 세.음. ♬ Eric Satie 에릭 사티 곡 -"Je te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