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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선운사 동백꽃은 붉은 꽃송이째 뚝뚝 떨어져 내렸겠지요.

꽃은 지고 잎은 소금을 뿌린 것처럼 반짝반짝 빛난다는 동백 숲에서,
피고 지는 일에 대해서,
피어나고 잊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 삶으로 찾아와 뿌리를 내리고 꽃처럼 피었다 진 사람들.
피어날 때의 그 설렘만큼 아프고, 끈질기고, 서러웠던 헤어짐도
이제는 동백꽃처럼 뚝뚝 떨어져 내렸을까.

숱한 꽃들이, 몇몇 이름이 피고 지던 마음의 뜨락을 헤아려봅니다.

시를 생각하는 동안 만이라도 선운사 절 마당을 걷는 것처럼,
바람이 풍경을 흔들고 가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은은하기를,

아주 잠깐이라도 고요하고 충만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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