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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늦게 오월쯤 싹을 틔웁니다.
심지어 유월 초에도 삭을 틔우는 대추나무가 있어서,
옛사람들은 느리다고, 양반 나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늑장을 부린 만큼 속도를 내죠.
잎이 돋고 삼 개월이 지나면 제법 실한 푸른 대추를 달고,
푸른 대추는 구월 말이나 시월 초까지 붉은 갈색으로 익어갑니다.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에 세상의 어떤 책보다 심오한 철학이 들어있다고 했습니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온갖 시련을 이기는 인고가 따른다고 했습니다.

태풍에 떨어진 대추들에게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어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보게 됩니다.
오늘은 태풍만 불지 않았으면 풋대추로 끝나지 않았을 대추들을,
더 열심히 보아주어야 하겠습니다."

-by 노날

2019.09.23 월 

Gaetano Donizetti 도니제티 - "Allegro io son 나는행복해" from 오페라 <Rita>

 

#ten_Juan Diego Flórez 테너_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con_Riccardo Frizza 지휘_리카르도 프리짜

#orch_Orchestra Sinfonica di Milano Giuseppe Verdi 연주_쥬세페 베르디 교향악단

 

youtu.be/n0HXa5urM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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