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인 「바닥」
"꼭 이 무렵에 읽으면 좋은 시인 것 같습니다. 가을에는 공중에도 바닥이 있다 가을마다 우리가 느끼는 쓸쓸한 마음의 정체가 저 표현 안에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떨어져 내리는 무수한 잎을 받아주는 바닥.가라앉는 우리의 마음을 받아주는 바닥. 바닥까지 내려가 인생의 바닥에 귀 기울여야 비로소 들리는 소리. 그런 것을 생각하는 계절이 됐습니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우리가 변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계절과 풍경이 변할 때 어쩔 수 없이 그 흐름을 따라가는 마음이 있다는 걸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길 위에, 산길에 무수하게 떨어져 내린 낙엽을 밟으며 누군가는 바스락거리는 마른잎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누군가는 저 마른잎을 받아주는 바닥에 대해서, 바닥에 닿는다는 의미에 대해서 마음을 기울이고 있을 겁..
받아쓰기/저녁쉼표&저녁말 & 친당 & 멀가
2024. 11. 23.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