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시인 「가을 세탁소」
"구김없는 마음으로 지나 온 시간은 기억이 희미한 어린 시절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구김없는 삶을 바라지 않고 구김없는 삶이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어딘가에 마술 상점 같은 세탁소가 있어서 영원히 펴지지 않을 주름진 삶의 구석을 맡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뜨거운 증기가 한 차례 지나가면 반듯해 지는 기적이 그리워 세탁소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이 보이는 계절. 선뜻 문을 열고 들어서지 못하고, 그저 서성이는 이유가 있겠지요. 주름이 시간의 흔적이듯, 구겨진 자리들은 나이테처럼 새겨진 내 삶의 무늬. 그 무늬를 말없이 쓰다듬어 봐야 할 계절이 우리 곁에 도착해 있습니다.” -by 세음 2018.10.12 저녁이 꾸는 꿈 받아씀 ♬ Every Time You Go Away" #voc_Hall..
받아쓰기/세음
2018. 11. 1.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