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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는 데 엉뚱하게도 원효대사의 가을마당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원효대사가 아들 설총에게 늦가을 마당을 쓸어놓으라고 하니,
설총은 열심히 마당을 비질해서 낙엽 하나 없는 정갈한 마당으로 쓸어 놓았습니다.

원효대사는 ‘잘못 쓸었구나 다시 쓸어라’ 하고 말했고, 설총은 더 열심히 마당을 쓸었죠.
그러자 원효대사는 낙엽 몇장 주워서 마당에 두고, 가을마당은 이렇게 쓸어야 제격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

가을마당을 쓰는 법이 있는 것처럼, 여름의 발자취를 거두는 법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지러운 발자취도 거두고,
거기에 가는 시선도 거두고,
물가에 서 있던 마음도 거두자는 시인의 권유처럼,

우리가 떠나온 여름마당을 비 질 할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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