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처럼 무기를 휘두르며 삶을 뚫고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인생은 전투하듯 살아낼 수 없다는 걸, 세월과 더불어 깨닫게 됩니다. 세상이 내게 무엇을 주었든, 그것을 가만히 껴안는 사람이 결국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몸을 빠져 나가지 못한 어둠 하나가 나의 무늬가 될 때까지, 저녁 어둠 속에 가만히 서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를 밀치면서 걸어 온 하루가 아니어서 다행이고, 지쳐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내가 어여쁘고 고맙기도 한 저녁. 어둠이 우리 어깨에 손을 얹고, 애썼다고 토닥여주는 그런 저녁이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 Johannes Brahms 브람스 - "6 Piano Pieces, 6개의 피아노 소품 Op.118 - 2. Int..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쏜살같이 지나쳐 오던 길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으며 무심코 지나치다가 신호등처럼 서 있던 그 사람을 본 것 같기도 합니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 남들이 다 내려선 길을 가는 사람. 속세에 사는 성인처럼 맑은 결을 가진 그 사람을 만나면, 가벼운 목례를 건네고 몇 걸음 뒤에서 천천히 따라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가는 봄 길을" -by 세음 ♬ 김민기 - "아름다운 사람" #orch_the Symphony Orchestra of Russia 연주_러시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youtu.be/ECarz7-OyZo
"뜨겁고 차가운 것이 이 세상을 열대로 만들었다가 순식간에 빙하기로 만들기도 하지만 일상을 끌고 가는 것은 한결같고 미지근한 것들입니다. 금방 뜨거워지지 않으며 금방 식지도 않는 온돌 같은 마음. 몇 년 전에 봤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미지근한 마음이 촘촘하게 그리고 끈기있게 사람들을 이어주고는 합니다. 미지근하고 은은한 성품으로 있는 듯 없는 듯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장미가 되려 하지 않고 기꺼이 안개 꽃이 되려는 사람들 곁에서, 꾸벅꾸벅 졸며 한 생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희망사항도 품어 봅니다." -by 세음 ♬ 아름다운 사람 #voc_현경과 영애 https://youtu.be/eFO9CZNU2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