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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 작품 속에서는,

쪼들리다.
꾸리다.
펴지다.
그리고 매일 끝도 없이 나오는
빨랫감 같은 것이라고.

작품 속 아파트 경비원들이 업체에서 마련해 준 백숙을 먹으면서 이야기했지만.

아내와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아파트 경비원인 아버지와
역시 엄마와 남동생을 한꺼번에 잃은 딸이 나누는

특별할 것 없는 저녁 식사 같은 것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이라고 표현되어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의

a4 용지 같이 반듯하고 보탤 것 투성이면서도 매우 건조한
<생활>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아파트 뒤 야산에 갔다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게 됐는데
올...수...있겠냐는 전화기 너머 아버지의 머뭇거림에 안도감이 섞인 짜증을 내면서도

아버지를 간호하러 가기 위해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서며 자신의 옷 수선 가게 앞에 써 붙일 문구를 잠시 고민하다가,
<가정 사정으로 쉽니다> 라고 쓰는 딸의 뒷모습은

특별한 것이 아니어서 안도했다.


생활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
그것은 <가정 사정>이다.

-by Markim


2021.02.28.일 KBS 한민족 방송 <KBS 라디오 문학관> '한국 단편 문학 특선' 중에서

m.podbbang.com/channels/11795/episodes/23976374

 

(02/28/일) 조경란 - 가정 사정

《가정 사정》-조경란

m.podbbang.com

 

♬ 김준석 - "또 다른 행복의 존재" from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OST 중

youtu.be/7m553e6OE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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