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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Old Days Virus 라고도 하지요.

사실 이렇게 사람들의 기억과 생각을 왜곡하는 경향성은 워낙 강력합니다.

그래서 기업들 마케팅에도 종종 등장하죠.
어머니 손맛이라거나 그 시절 그 느낌이라는 표현도 여기서 기인합니다.

과거선호편향은 사람들 의식 속에 워낙 강력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무의식에 작용하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직후에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회고하는 명량해전이라는 영화가 주목 받거나 또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요즘, 봉오동 전투에 기대가 쏠리는 것들이 좋은 예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편향이 극도의 자기 합리화와 결합이 되면, 위험할 정도로 퇴행적인 모습이나 현실 도피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죠.

요즘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인식들이 바로 그런 현상의 결과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가 근대화되었다거나 민주화되기 이전이 차라리 나았다는 식입니다.
피할 수 있었던 민족 내 전쟁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과거선호편향에 특정 인물이나 집단, 진영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이 터무니없는 생각에 날개를 달아 준 셈입니다.

당사자나 주변, 극히 소수만 그럴싸하게 여길 뿐, 상식적인 다수는 이걸 위험할 뿐 아니라 역겨운 극단주의의 전형으로 봅니다.

오늘날 우리가 품는 일본에 대한 감정 역시 이 두 가지 잘못된 경향성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일각에선 우리에게 아픈 상처를 안긴 역사를 아예 부정하거나 잊어버리자고 합니다. 그걸 미래지향적인 태도라고 착각합니다.

또 한쪽에서는 보복과 복수의 정념이 워낙 강해서 스스로를 해칠 정도입니다.

2차대전 중 독일에 지독하게 당했던 유대인들은 '용서는 하되 잊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하지요.

그게 힘든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특히 상대가 독일과는 달리 자신의 과거 잘못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편이라면 말이죠.

KBS 1 라디오 성공예감 2019.08.08. 오프닝멘트 받아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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