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나이로비 국립공원 사파리 투어 1 - 입구

* 지난 2020년 8월 25일부터 9월 4일 새벽까지 코로나 시대에 혼자 가 본 아프리카 출장기를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기억에 근거해 기록해 둔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14일간의 의무 자가 격리 기간이라는 시간을 견뎌 보자는 의도도 있지만, 코로나 시대에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기록해 본다는 의도도 있다.

 

물론, 나는 출장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수차례, 아프리카 현지에서 2번, 귀국해서 1번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출장기를 포스트 하고 있는 지금, 비어있는 부산의 어머니 집에서 자가 격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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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 국립공원 사파리 투어를 가기로 결정하고, 관련 정보들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나이로비 국립공원 홈페이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세계 유일의 야생 동물 국립공원이라는 소개가 호기심을 더 자극했는데, 구글에 의하면 일요일에는 영업하지 않는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흠. 일요일에는 영업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아까 Wilson 은 그룹 투어에 빈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낮에 만났던 택시 기사 'Bernard' 에게 연락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에 의하면 일요일에도 국립공원은 영업을 하며, 자기는 코로나 이전에 매주 관광객들이나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갔었노라고 이야기해줬다.

 

'가격에서 별 차이가 없으면, Bernard 의 차를 타고 한 번 가봐야겠다. 그룹 투어라면, 내 마음대로 차를 세워서 볼 수는 없을테고. 더군다나 그룹 투어에 올 사람들이 4시간 동안의 투어 내내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다행히 Bernard 의 차를 타고 가는 것이 그룹 투어와는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어, 그룹 투어를 취소하고 그의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어제 Bernard 가 코로나 때문에 6개월 동안 수입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 것이 기억나기도 했고,

 

그의 말대로 자주 와 봤던 곳이라면, 그의 가이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호텔에 늦게 도착한 Bernard 와 함께 나이로비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호텔에서 차로 불과 십여 분 거리에 있었는데, 나이로비 도로에는 '로터리'가 많았다. 그리고 Bernard 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부인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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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가 사파리 투어 전에 들렀던 주유소에서 'M-PESA'로 결제하는 장면. 일 결제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사용자 및 가맹점의 등록된 고유번호와 QR Code 만 있으면 거래가 이루어졌다.]

 

호텔에 늦게 도착한 Bernard 는 미안하다는 말을 내게 하고 있었는데, 표정과 몸짓이 밉지 않았다.

 

아프리카인 특유의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지만, 어제 내가 건네준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공원 정문을 통과한 후 주차장에서 손을 씻고, 체온 체크를 해야 했다. 그룹 투어를 나온 사람들을 태울 사파리 전용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 직원인 Wilson 이 알려주었던 대로, 일회용 생수병은 반입 불가였다]

 

공원 입구를 지나 주차장 앞에서 손을 씻고, 체온을 잰 다음 사파리 입장 티켓을 끊기 위해, 사파리 입구로 이동했다.

 

[사파리 입구로 이동하는 도중에 나이로비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Safari Walk 를 지나쳤는데, Safari Walk 는 나무 데크가 설치된 지정된 경로를 따라 걸으며, 동물들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시간도 2시간 정도라고 안내가 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이 Safari Walk 를 이용해 볼까 생각했었는데, Bernard 의 설명을 듣고 나서는 선택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Safari Walk 에 있는 동물들을 공원 측에서 모두 Safari 내로 이동시켰다고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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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입구에서 그룹 투어를 기다리는 사파리 전용 차량과 입장권 결제를 위해 카드 단말기를 들고 나오는 공원 직원. 내가 결제한 카카오 뱅크 체크카드를 보더니, '오 마이 고쉬~'를 연발하며 이렇게 귀엽게 생긴 카드 디자인은 처음 본다며, 내게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었다. 아프리카 여성들의 시선도 단숨에 붙잡아버린 카카오뱅크 체크키드가 의문의 1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사파리 입장 티켓을 끊기 위해 사파리 입구에 도착한 나의 눈에 띈 것은, 또다시 'M-PESA' 였다.

 

나와 같은 개인 외국인 관광객은 괜찮지만, Bernard 같은 케냐인 그리고 그룹 투어를 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인솔하는 케냐 여행사는 반드시 'M-PESA' 로만 입장료의 결제가 가능했다.

 

Bernard 의 차 안에서 입장료를 카드로 지불하려는데 카드 단말기를 들고 결제를 하던 공원 직원이 숨도 쉬지 않고 내게 잇달아 질문을 해댔다.

 

"카드 디자인이 너~무 귀여워요. 이렇게 귀엽게 생긴 카드는 처음 봐요. 어디에서 오셨어요?. 카드 디자인에 있는 캐릭터는 뭐예요?"

 

"아. 네. 라이온이라고 해요"

 

"오우, 라이온! 여기 들어가면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진짜 라이온을. 행운을 빌어요!" 

  

[이제 출발이다. 출장을 떠나오기 전, 마음 한 구석에서 상상해 보았던 세렝게티의 초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파리는 사파리다. 친구가 출장 중에 혹시 사파리 같은 곳을 방문 할 시간이 된다면 부탁한다고 했었던 미션 수행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친구에게 사파리 투어 소식을 알렸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사자를 만난다면 그건 큰 행운'이라는 어느 여행자의 리뷰를 어젯밤 구글링에서 본 기억이 났다.

 

그런 행운이 있기를 기대하며 사파리 속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