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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인 방에서 들려오는 라디오를 생각해 봅니다.
키보드를 누르는 사람이 책상 앞을 떠나고 없는 컴퓨터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볼 때처럼 쓸쓸하기도 하고 눈물겹기도 하지요.
그런 순간이 있을까 봐,
라디오에서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좋은 음악을 준비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것들이 발효되어 따뜻한 빵처럼 구워지도록 마음을 다합니다.
라디오가 좋은 건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민들레 홑씨처럼 가볍게 어깨에 내려앉을 수도 있고,
내복처럼 가까이 다가가 마음의 온도를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가장 추운 방이 어디인지 금방 알아보고
열쇠 없이도 그 방의 문을 열어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천천히 그 빈자리를 물들일 수 있다는 것."
-by 세음
♬ Secret Garden 시크릿 가든 - "Serenade To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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