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왜 이렇게 무거울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하나의 폭풍이 지나가고 이제는 좀 쉴 수 있을까 하면 또 다른 폭풍이 밀려듭니다. 숙제는 끝나지 않는구나.행복은 순간이고, 슬픔과 고통은 계속되는 채로 내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싶을 때. 1931년에 태어나 전쟁을 거듭 겪으며 많은 것을 잃었고, 늘 배가 고팠던 사람을 생각합니다. 이제 좀 이루었나 싶을 때 하늘은 그의 아들을 데려갔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곱씹으며 차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예술이 되게 한 사람이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글을 떠올리며 이렇게 늦어도 되나 하는 시간을 견딜 수 있고, 차오를 때까지 기다릴 힘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에 기대어 견디고 기다릴 힘을 얻었을까 질문한다면. 박완서 작가의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봅니다. 사랑이결코 무게..
"이 말의 진짜 뜻을 이해한 건 작가의 나이 예순이 다 돼서였다고 합니다. 길을 걸을 때는 걷는 생각만 하고 글을 쓸 때는 글쓰기에만 몰두하고 휴식을 취할 땐 휴식에 힘쓰는 것. 이렇게 삶의 매 순간에 집중하고 매 순간을 감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작가는 몸소 깨달았다고 하지요. 수많은 생각과 고민이 모처럼의 휴식을 방해하는 토요일 밤. 걸을 때는 걷는 생각만 하라던 작가 어머니의 말씀을 곱씹어 봅니다." -by 당.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312778 두부 - 예스24 소설가가 쓴 산문을 읽는다는 것은, 물론 그 작가를 추종하는 독자들에 한해서겠지만, 마치 사모하는 이의 사생활을 몰래 엿보는 듯한 쾌감을 전해준다. 그 쾌감은 `높게 만` 보아왔던 소설가..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이어지는 시속에는 은행잎 물드는 가을이 있고 눈 내리는 겨울이 있고 살구나무 피는 봄이 있고 그리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집과 그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들어 있습니다. 은행나무가 있는 그 집은 그 여자가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집. 그러니 세상의 모든 집과 담장과 굴뚝과 골목, 은행나무 감나무는 모두 그가 있고 그녀가 있어서 문패가 걸리고 주소가 생기고 약도가 그려지는 것. 추억에 취약한 마음을 잘 다독이면서 그 여자네 집, 그의 집 앞을 지나가야 할 계절입니다." -by 세.음. 2019.10.24. 목 받아씀.
"박완서 선생의 「잃어버린 여행 가방」 이란 글 속에는 프랑스 작가 '미셸 트루니에'의 책에서 인용한 「잃어버린 여행 가방 경매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항공사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여행 가방을 일 년에 한번 경매에 부치는 행사를 하는데,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여행 가방을 무게만 공개하고 경매에 내놓는 행사지요. 낙찰자는 그 자리에서 가방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마치 인생의 뒷면을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어서 인기가 높은 행사라고 합니다. 여행 가방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는 박완서 선생은 그 뒷부분에 여행 가방에 담긴 인생의 단면을 성찰하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짐을 꾸렸다 풀어 본 적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전해드립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