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아버지의 나이」
"세월이 흘러 기억에 남아 있는 아버지의 나이와 내 나이가 같아졌을 때,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때의 아버지는 멀고, 어렵고, 뒷 모습이 무척 쓸쓸 했는데. 그때의 아버지가 품으셨을 외로움이나 아버지가 진 짐의 무게 같은 걸 생각지도 못하고, 무심하게 나이를 먹었습니다. 아버지를 이해하고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는 거라던 말이 생각납니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왜 아들의 이름을 한번씩 불러 봤는지, 왜 아들의 얼굴을 말 없이 바라 보곤 하셨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는 시인처럼 말이죠. 부모님의 시간을 이해한다는 건, 20분쯤 늦게 들어가 앞부분을 놓친 채 보게 된 영화 같은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by 세.음. 2019..
받아쓰기/세음
2018. 9. 23.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