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꽃을 바라보며 걷는 계절이지만, 누군가는 떨어진 잎을 보아야 한다고. 아마도 그게 시가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말하는 시인도 있었는데, 같은 마음으로 이생진 시인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구멍 난 채로 살아내느라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살다 보니 여기저기 상처 난 우리. 잘 쉬었다가 또 살아내는 길에 나설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당.밤. ♬ Jules Massenet 쥘 마스네 곡 - "Meditation 명상 from 오페라 #vn_Rusanda Panfili 아비올린_루산다 판필리 #pf_Donka ..
"한 달만 살면 삶이 완벽하게 달라지거나 그리운 것이 없어지리라는 기대가 아니라 한 달이 지나도 그리운 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마음. 1000개라는 말이 간절함을 담은 숫자인 것처럼 한 달이란 그리움을 담을 절박한 그릇 같은 것이겠지요. 시인이 시속의 섬을 제주도 아니고 우도도 아니고 무명도라고 이름 지은 건 우리 모두의 마음에 이 섬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한 달이라는 간절함도 깊은 그리움도 그리고 뜬 눈으로 살자는 권유까지도, 모두 한 바가지의 찬물처럼 마음에 와닿습니다. 누구나의 섬, 무명도에서 뜬 눈으로 한 달만 보내고 올 수 있기를. 올해 여름엔 모두에게 그런 시간이, 그런 마음이 피어나기를 바라봅니다. -by 세음
"사방이 물인데 어마어마한 바다인데, 그 물은 마셔서는 안되는 물, 마실 수 없는 물, 이생진 시인은 제주 성산포를 우리 앞에 펼쳐놓고 인생의 한 장면, 장면들을,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것들을 바라보게 해 주었지요. 오래 전에 발표된 시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나고 그리운 마음으로 시집을 펼치면 그리운 성산포 앞바다가 쏟아질 것처럼 출렁이고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다는 항상 거기에 있는데 우리가 바다를 거기 버려두고 온 것 같은 생각이 들때도 있지요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품은 제주가 엣날과 많이 달라졌다는 데, 거기 깃든 인생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을까 오랫동안 잊고 있던 바다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 집니다." -by 세음 세음 2019.02.15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