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하지 않아도 없는 것은 아닌 것들. 그중엔 이런 것들도 있을 겁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신뢰 그리고 정의로움. 나무들 사이에 풀이 있는 것처럼 숲 사이에 오솔길이 있는 것처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분명히 있는 것들. 꼭 그러리라고 믿고 싶은 것들. 그래서 어느 날인가 흔들리는 것 같을 때마다, 꼭 붙잡고 싶은 것들 말입니다." -by 세음 ♬ "Moonlight Waltz" #pf_김윤 https://youtu.be/0G7ZlhhrWYc
"눈앞에 닥친 일들을 잠시 유예하고 싶을 때나 체념이 필요할 때 '당분간'이라는 말을 떠올립니다. 흐려진 눈이 맑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 혹은 뭔가 초월할 수 있을 것 같을 때에도 '당분간'이라는 말을 떠올릴 수 있겠지요. 시인이 써 놓은 당분간이란 어떤 마음이 불러낸 것일까요? 어쩌면 당분간이라는 말은 파울로 코엘료가 쓴 '막투비 Maktub' 라는 주문 못지않게 마법의 힘을 가졌는지도 모릅니다. 피가 흐르는 곳을 지혈시키는 말이기도 하고 절망을 잠시 미뤄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평상시에는 뛰어넘을 엄두도 못 내던 것을 훌쩍 뛰어넘게 하는 말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니 절망하기 전에 다 버리고 떠나기 전에 먼저 '당분간'이라는 말을 한번 떠올려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by 세음
"시를 빚는 시인의 마음에 순하거나 독하거나 하는 농도가 있다면, 최승자 시인의 시는 아주 독하게 쓴 시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요. 남들보다 특별히 더 아프고 격정적인 삶을 살았던 최승자 시인이, 자신의 인생을 제물로 바쳐 얻어낸 문장들. 시인의 아픈 육성 같아서 한 줄 한 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최승자 시인의 청춘 트라이앵글을 가만히 생각하자니, 백석시인이 말한 외롭고 높고 쓸쓸함 이라는 표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느 하나 만만한 것 없는 이 트라이앵글이 있기 때문에 청춘은 힘겹고 그래서 또한 청춘은 빛나고 또 아름다운 것. 그 역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by 세음
"하늘 도서관에서 빌리는 낡은 책. 책과 더불어 품어 보는 허름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자, 아주 기본적인 생각들, 고지식하다고 여겨지는 생각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짝이는 감각도 좋고, 뛰어난 성찰도 좋지만, 어려운 단어 하나 없이, 쉽고도 편안하게 들려주는 기본에 충실한 말이 우리를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가을은, 그런 말들 사이로, 하늘 도서관의 낡은 책과 허름한 생각 사이로 우리를 찾아 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