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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에는 반어법이 참 많이 들어 있습니다.

괜찮다고 하면, 괜찮지 않은 것이고,
울지 말라고 쓰다듬는 말에는 울어도 괜찮다는 허락이 담겨 있지요.

시인이 기록해 둔 저 못된 것들의 목록은
우리를 원래의 나로 돌아가게 만드는 소중한 것들.

하지만 어디선가 잃어버린 것이고, 생계를 위해 팽개치기도 했던 것들입니다.

앞으로 며칠간은

못된 햇살의 꼬드김에 넘어가 산책도 즐기고,
못된 시냇물에 이끌려 물가에 멍하니 앉아도 보고,
노란 신호등처럼 자꾸 걸음을 멈추게 하는 못된 은행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서
가지 않은 길을 한 번쯤 돌아보기도 하고.

우리에게 전하지 말라고,
소년과 소녀의 마음을 읽지 말라고 속삭이는,

못된 햇살과
바람과
물과
하늘과
나무에게

못 이기는 척
흔들려 주어야겠다 싶습니다."

-by 세음

 

♬ 최성일, 민연재 사 / 최성일 곡 - "9월의 바람"

 

#voc_Duetto 듀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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