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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다 그는, 서울에도 꾀꼬리 울음을 들을 데가 있노라고 썼다.
편지를 받고 황해도 안악 사는 친구는 축하하는 답장을 보내오고,
전라도 장성 사는 벗은 집 구경 하겠다고 우정 그 먼 길을 찾아 올라왔다.
망한 나라에서 왜놈의 백성으로 살 수 없다며 '이건승'이 조국을 등지고 만주로 망명하여 간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 해마다 가을이 되면 들국화를 따서 봉투에 담아 만주로 보낸 사람이 있었다.
국화가 피지 않는 만주 땅에서, 그 내음 맡으며 망국의 설움을 달래시라는 뜻이었다.
사람들은 바빠 죽겠다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자꾸 일을 만든다.
그러는 사이에 마음 밭은 나날이 황폐해져서, 마음의 무늬가 빚어내는 잔잔한 감동을 만나볼 수가 없게 되었다.
살갑고 고맙던 그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by 정민 교수
"닭의 장풀이라는 식물은 흔히 달개비라고 불립니다.
달개비꽃은 한여름에 피는데 푸른빛을 띠죠. 이 꽃을 으깨어 잉크처럼 쓰기도 합니다.
정지용 시인은 이 달개비꽃 잉크로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지요.
달개비로 쓴 편지를 받으면 내용을 보기도 전에, 꽃으로 편지를 쓴 그 마음을 먼저 읽게 될 것 같네요.
정민 교수는 「스승의 옥편」이라는 책에서 정지용 시인의 달개비꽃 편지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무늬없는 삶 속에는 기쁨이 깃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꽃을 으깨어 편지를 쓰는 일은, 우리 삶의 무늬를 그리는 일이라는 겁니다.
오늘은 작은 무늬 하나를 그려보면 어떨까요.
달개비꽃 잉크처럼 아주 작고 아름다운 것 하나 찾아볼까요?"
-by 풍.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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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진 사, 곡 - "나뭇잎 사이로"
#chorus_한국남성합창단
https://youtu.be/8Dlx4uySZAE?si=2iYvckkzhpMc6a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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