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의 「잃어버린 여행 가방」 이란 글 속에는 프랑스 작가 '미셸 트루니에'의 책에서 인용한 「잃어버린 여행 가방 경매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항공사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여행 가방을 일 년에 한번 경매에 부치는 행사를 하는데,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여행 가방을 무게만 공개하고 경매에 내놓는 행사지요. 낙찰자는 그 자리에서 가방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마치 인생의 뒷면을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어서 인기가 높은 행사라고 합니다. 여행 가방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는 박완서 선생은 그 뒷부분에 여행 가방에 담긴 인생의 단면을 성찰하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짐을 꾸렸다 풀어 본 적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전해드립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07.화
"한 평생 어린아이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간직했던 시인. 삶을 소풍이라고, 당신에게 아이가 없어 동네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친구가 되어 논다는 시인의 동심을 기억해 봅니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끝으로 갈수록 간결하고 맑고 동심에 가까운 길을 간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간결하고 맑았던 이 시인은 어떤 내면을 가진 사람이었을까 그 고귀한 맑음을 헤아려봅니다. 나는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고 알려주는 천상병 시인의 인생 약도를 소중하게 품어봅니다. 이렇게 귀한 약도를 첨부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면서. " -by 세음 세음 2019.05.06.월.
"지금쯤 선운사 동백꽃은 붉은 꽃송이째 뚝뚝 떨어져 내렸겠지요. 꽃은 지고 잎은 소금을 뿌린 것처럼 반짝반짝 빛난다는 동백 숲에서, 피고 지는 일에 대해서, 피어나고 잊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 삶으로 찾아와 뿌리를 내리고 꽃처럼 피었다 진 사람들. 피어날 때의 그 설렘만큼 아프고, 끈질기고, 서러웠던 헤어짐도 이제는 동백꽃처럼 뚝뚝 떨어져 내렸을까. 숱한 꽃들이, 몇몇 이름이 피고 지던 마음의 뜨락을 헤아려봅니다. 시를 생각하는 동안 만이라도 선운사 절 마당을 걷는 것처럼, 바람이 풍경을 흔들고 가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은은하기를, 아주 잠깐이라도 고요하고 충만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03.금.
"그의 이름은 꾸뻬. 빠리의 정신과 의사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진료를 받고 싶어 했는데 그건 그가 진정한 관심을 갖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꾸뻬씨는 늘 궁금했습니다.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부족할 것 없는 사람들인데도 왜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까. 그런 행운을 누린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왜 다른 지역을 합친것 보다도 많은 정신과 병원이 있을까. 꾸뻬씨는 행복을 발견하러 여행을 떠났고 그렇게 마주친 행복의 비밀, 행복의 목록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행복이 발견하는 것인지, 배우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가진 기준과는 좀 다르더라도 참고 삼아 귀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