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 든 가을 나무에서는 다가올 겨울보다 지나간 여름과 봄이 겹쳐 보입니다. 가지만 남은 채 겨울을 맞게 될 나무보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록이었던 여름, 신록이었던 봄이 먼저 기억나죠. 다가올 날보다 지난날이 먼저 보이는 가을은 그래서 추억의 계절. 지난 세월, 지난 사람, 지난 일들을 곱씹으며 흘러간 세월 속에 마음을 푹 담글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추억의 계절입니다. 돈 걱정, 일 걱정, 번뇌와 상념. 이런 거 없이 편안하게 과거를 추억해야 하는 계절이 가을인데. 그런 걸 좀 해보려고 하면 사치스럽다고 현실이 죽비를 때리지요. 그래서 가을만 되면 추억하게 되는 시가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을 고문하는 우리를 무한 쓸쓸함으로 고문하는 가을, 원수같은. 원수같은 가을을 1978년도 시집으로..
"한 사람이 우리 곁에 와서, 우리 삶에 큰 무늬를 만들고.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것을 우리는 조금 늦게 알곤 합니다.그때 그를 이렇게 맞이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늦게라도 그가 남긴 여운으로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삐뚤빼뚤하던 걸음을 가지런히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사람이 온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죠.나에게 왔던 사람, 나에게로 오고 있는 사람의 걸음처럼.나도 누군가에게로 갔을 텐데.나의 걸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시의 맨 끝줄에 적힌 환대라는 단어에 시선이 머뭅니다.꽃처럼 피어난 사람.단풍처럼 물들던 사람이 자주 마음을 드나들 것 같은.그런 시월입니다."-by 세.음. "The New Kind in Town" #per_The Eagels https:..
”한 해를 첫날 하루로 치자면 이제 막 동터오는 새벽과도 같은 날. 새해 운세도 보고, 토정비결도 재미삼아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는 시처럼 강렬한 무언가가 있을까 싶습니다. 새해 첫날이 좋은 건, 리셋된 마음, 다시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꿈꿔 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말,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는 말을 올해의 싱싱한 슬로건으로 삼고 싶습니다. 저녁의 너그러움을 감사하게 누리되, 아침의 싱싱한 마음 또한 잊지 않는 한 해를 함께 열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9.01.01 저녁이 꾸는 꿈 받아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