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의 출처를 묻는 각자의 질문에 그 사람이 담겨있습니다. 질문이란 그렇게 자신을 담고 있는 거구나. 꽃보다 먼저 질문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한 다발도 아니고 반 다발의 꽃이 꽃을 좋아하는 진심을 느끼게 하고, 뿔이 없어서 가여운 것이 아니라 욕망의 뿌리가 없어서 초연하다는 통찰이. 눈앞을 가리던 것들을 맑게 만들어 줍니다. 꽃이 시든 꽃집처럼 살았던 삶에 오랫동안 비어 있던 꽃병에 고운 꽃 한 송이라도 꽂아봐야겠다. 시가 모처럼 꽃집을 바라보게 합니다." -by 세.음. ♬ Vincenzo Bellini 빈첸조 벨리니 곡 - "Casta Diva 정결한 여신" from 오페라 #sop_Maria Callas 소프라노_마리아 칼라스 https://youtu.be/s-TwMfgaDC8
"기다리는 버스일수록 오지 않아서 늘 초조한 마음으로 정류장에 서서. 꽃들이 피어있는 것도 모른 채, 그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길도 주지 못한 채 지나친다는 건. 서러운 일입니다. 시의 끝부분에 시인은. 정작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는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몇 번이나 그냥 보내는 우리 모습을 그려 놓았지요.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애쓰는 누군가의 얼굴이. 우리의 얼굴이 보일듯 합니다. 언젠가 우리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왔을 때. 말라버린 우물 같은 나와 마주치지 않도록. 우리 잘 살아보자고. 버스만 기다리지는 말자고. 서로를 격려하고 싶은 저녁입니다. 인생에는 내가 기다리는 버스만 있는 건 아니겠지요. 한 곳만 바라보며 지나치지 말고. 옆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