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면접장에 면접관으로 들어갔던 일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치 그것이 정답이라도 되는 것처럼 하나같이 최선을 말했던 사람들. 그 말을 들으면서 왠지 모르게 갑갑해졌던 마음의 정체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삶의 자세라고 배우면서 살아왔었습니다. 돌봐야 할 것들을 내버려 두고서라도 하나에만 몰두하는 삶이 멋진 거라고 여겼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준최선이라는 단어 앞에서 우리는 깨닫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굳은 어깨를 하고 살아왔는지 말입니다. 이제는 시인이 말했던 준최선의 삶을 저도 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더 오래 수월하게 먼 길을 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by 당밤 당밤 2019.09.17.화
"지난봄 숲해설사와 함께 숲속을 거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저는 무수히 많은 나무들 사이를 걸었고, 그만큼 많은 식물들의 이름도 귀와 마음속에 담았는데요. 한동안 그날을 잊은 채로 살다가 팔월의 달력을 넘기는 순간, 기억이 났습니다. 그때 저는 바쁜 일들에 시달리고 있었고 지금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해야 할 일들에 둘러쌓여서 정신없이 빈틈없이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올가을에는 시간을 내서 한 나무의 향기를 맡으러 떠나 보고 싶습니다. 그 어떤 의무감도 없는 봄날의 그 약속을 한 번쯤은 지켜보고도 싶습니다." -by 당밤 당밤 2019.09.02.월.
"언젠가 「22세기 사어 수집가」라는 제목의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어 死語 그러니까 더 이상 쓰지 않는, 죽은 말들에 대한 책이었는데요. 제목에 22세기가 들어가는 이유는 아직 오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며 써 내려간 책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쓰고 있지만, 먼 미래에는 쓰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을 모아 둔 건데요.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각 분야의 예술가들은 이 책 속에 사라질 것 같은 추측해서 이유를 적어 두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차별'에 관한 단어가 없어질 거라고 낙관적인 예측을 한 사람도 또 '환경오염'으로 잃어버린 것들을 더 이상 부를 수 없게 될 거라고 예측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by 당밤 당밤 2019.08.30.금 http://www.yes24.com/Product/Good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