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변하면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 바로 전화일 겁니다.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시대도 지나왔고,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찍혀 있어도, 누가 걸었는지 알 수 없어서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은 부재중 전화마저도 누가 걸었는지 다 보여주는 시대.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건다고 시를 쓰던 시대와 전화기 속으로 사진관도, 은행도, 라디오도 들어온 시대의 정서는 많이 다르겠지요. 부재중인 방을 잘게 흔드는 벨 소리가 문득 그리워집니다. 모르는 번호, 비워진 자리, 그런 여백이 있던 시간도 그립습니다." -by 세.음. ♬ "I'm Here (Only For You)" #pf_박종훈
"기다리는 버스일수록 오지 않아서 늘 초조한 마음으로 정류장에 서서. 꽃들이 피어있는 것도 모른 채, 그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길도 주지 못한 채 지나친다는 건. 서러운 일입니다. 시의 끝부분에 시인은. 정작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는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몇 번이나 그냥 보내는 우리 모습을 그려 놓았지요.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애쓰는 누군가의 얼굴이. 우리의 얼굴이 보일듯 합니다. 언젠가 우리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왔을 때. 말라버린 우물 같은 나와 마주치지 않도록. 우리 잘 살아보자고. 버스만 기다리지는 말자고. 서로를 격려하고 싶은 저녁입니다. 인생에는 내가 기다리는 버스만 있는 건 아니겠지요. 한 곳만 바라보며 지나치지 말고. 옆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