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화 작가의 책 에는 이 '얼굴 이름'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얼굴 이름은 서로 알고 지낸 농인에게 선물을 받는 게 일반적이고.농인이 고민 끝에 지어준 이름이 있다는 건 농어 사회에 받아들여졌음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말입니다. 누군가의 얼굴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선 그 사람의 얼굴과 평소 습관을 자세히 살펴야 할 겁니다. 자주 짓는 표정과 저도 모르게 몸에 베어버린 버릇.외모에서 도드라지는 특징 같은 것들 말입니다. 내 자신의 특징을 의외로 스스로는 발견하기 힘들 때가 있지요. 누군가가 우리의 얼굴 이름을 지어준다면, 그건 어떤 손짓으로 표현이 될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by 당.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
"모두가 꽃을 바라보며 걷는 계절이지만, 누군가는 떨어진 잎을 보아야 한다고. 아마도 그게 시가 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말하는 시인도 있었는데, 같은 마음으로 이생진 시인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구멍 난 채로 살아내느라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살다 보니 여기저기 상처 난 우리. 잘 쉬었다가 또 살아내는 길에 나설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당.밤. ♬ Jules Massenet 쥘 마스네 곡 - "Meditation 명상 from 오페라 #vn_Rusanda Panfili 아비올린_루산다 판필리 #pf_Donka ..
"우리가 가만히 앉아있는 순간에도 이렇게 우리 몸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매일 80 그램씩 사라지고 다시 메워진다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완전히 같을 순 없겠죠. 노쇠한 세포를 버리고 새로운 세포로 그 자리를 채우는 우리의 몸처럼, 마음도 그러하길 바랍니다. 마음의 낡은 부분과 시든 부분을 이파리처럼 떼어버리고. 거기에 새로운 마음이 봄처럼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 by 당.밤. https://wis-wander.weizmann.ac.il/life-sciences/cell-replacement-numbers Cell Replacement by the Numbers - Weizmann Wonder Wander - News, Features and Discoveries Mappi..
"바로 이 지점에서 소설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누구나 아름답게 살다 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어떤 꽃이 피었을까? 읽다 보면 질문하게 됩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거기 또 하나의 질문을 보태봅니다. 한 사람에게라도 나는, 제대로 좋은 사람일까? 봄은 여기저기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어서, 곁에 머물고 있는 좋은 사람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니 나도 좀 더 다정해야겠다 싶어지는 계절이고요. 어떤 봄을 보내고 계신가요?" -by 당.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824218 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 교보문고 로렘 입숨의 책 | 거대한 스케일, 세밀한 스케치 오직 구병모만이 구현 가..
"그 결과 자신의 심장 박동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시간 감각이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뮌헨대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이런 발견은 두뇌가 몸의 신호, 특히 심장 박동을 활용해서 시간을 가늠한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어떤 일에 몰두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 반대로 지루한 일을 할 때 시간이 느린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우리의 심장 박동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심장이 빨리 뛰는 일을 할 때는, 시간도 덩달아 달려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by 당.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301051111000032?via%3Dihub ♬ Camil..
"이 날 사람들은 마르테니차 Martenitsa 라는 이름의 장신구를 선물로 주고 받습니다. 봄과 희망, 부활과 건강, 다산과 장수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흰색 시를 엮어서 만든 이 장신구는 팔찌의 형태를 띌 때도 있고 술이 달린 인형의 모양일 때도 있지요. 불가리아인들은 이것을 일 년 내내 잘 간직해뒀다가 다음 해 봄이 오면 꽃이 활짝 핀 나무에 걸고 소원을 빈다고 했습니다. 독립을 염원했던 우리의 삼일절과 봄이 옴을 기뻐하면서 소원 팔찌를 주고받았던 날, 바바 마르타. 참 다르지만 이 둘은 소원 염원이라는 끈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찾아온 봄을 기뻐하면서 삼일절을 기념합니다. 우리의 들판에도 봄은 왔습니다." -by 당.밤. https://heritage.unesco.or.kr/3%EC%9B..
"다른 나무들과 숲을 이루어서 놓은 것이 아니라 너른 들판에 따로 떨어져서 가만히 서 있는 나 홀로 나무. 이 나무는 이름과 다르게 홀로 있는 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오는 이들이 모두 이 나무의 손님이기 때문이죠. 손을 꼭 잡은 어린 연인들과 잔디밭에 나란히 앉은 동창생들. 토끼 인형을 든 아이와 그 아이를 지켜보는 아버지. 사진에 담긴 나 홀로 나무는 이들과 더불어서 평온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때때로 마음 깊이 나 홀로라는 생각이 들지라도 우리의 기억 한 컷 한 컷에는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무처럼 제자리에서 오고 또 가는 이들을 환대하면 될 일입니다." -by 당.밤. ♬ Robert Schumann 슈만 곡 - "Piano Concerto 피아노 협주곡 i..
"삶이 왜 이렇게 무거울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하나의 폭풍이 지나가고 이제는 좀 쉴 수 있을까 하면 또 다른 폭풍이 밀려듭니다. 숙제는 끝나지 않는구나.행복은 순간이고, 슬픔과 고통은 계속되는 채로 내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싶을 때. 1931년에 태어나 전쟁을 거듭 겪으며 많은 것을 잃었고, 늘 배가 고팠던 사람을 생각합니다. 이제 좀 이루었나 싶을 때 하늘은 그의 아들을 데려갔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곱씹으며 차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예술이 되게 한 사람이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글을 떠올리며 이렇게 늦어도 되나 하는 시간을 견딜 수 있고, 차오를 때까지 기다릴 힘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에 기대어 견디고 기다릴 힘을 얻었을까 질문한다면. 박완서 작가의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봅니다. 사랑이결코 무게..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우리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하고 하늘의 별이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하고 아주 귀중한 것 앞에선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할 수 없고 할 수 없어지는 순간이 감탄과 함께 찾아오는 것이죠. 이렇게 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건 그것이 평소에 우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해내는 일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뭔가를 세고 값과 등급을 매기고 말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 일. 때로 오만했던 우리는 어떤 순간들 앞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고 귀한 것들 앞에서 말이죠." -by 당.밤. ♬ "Memories" #per_Maroon 5 노래_마룬 파이브 https://youtu.be/Ehs0RFVAhXw?si=WX8Cn9wR-9YwoWpC
"그런데 다 수선된 책을 의뢰인에게 돌려줄 때 작가는 사진 한 장을 늘 함께 준다고 합니다. 수선되기 전에 찍은 책의 모습, 낡거나 다른 그 파손된 모습을 꼭 기록으로 남겨두는 겁니다. 그 이유는 망가진 모습도 그 책이 가진 시간의 일부이자 의뢰인과의 추억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책에 묻은 손때는 그 책을 아꼈다는 증거가 되고 모서리가 많이 접힌 책은 그만큼 감명 깊었다는 뜻이 될 겁니다. 수선가는 파손조차도 추억이라고 말합니다." -by 당.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5295147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예스24 “이제 우리는 책 때문에 울어도 된다.재영 작가가 우리 편이니까.”_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무너져가는 책의 시간을 멈추는 책 수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