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는 아름다운 베아트리체에게 한 눈에 반했고,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마리오를 걱정하면서 ‘빨리 나아야 할 텐데’ 하고 말하지요. 그러나 마리오는 손사레를 치면서 말합니다. ‘아니에요. 절대 낫고 싶지 않아요. 오래 앓을 거예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아프다고. 그러니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마리오의 존재는 참 신선했습니다. 그렇죠. 사랑하면서 아프지 않기를 바랄수는 없겠지만, 당신으로 인해 얼마든지 더 아파도 좋은 것. 당신이 아플 때 기꺼이 같이 앓겠다고 손을 잡는 것. 그것이 사랑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2018.08.22 저녁꿈 받아씀.
‘청춘’ 뒤에 따라 붙는 수식어는 늘 뜨거운 것이어서 열정도 뜨겁고, 상처도 뜨겁고, 계획은 무모 할 정도로 거창하고, 사랑 또한 뜨겁고 아픈 것이라고 기록되고는 했지요. 하지만, 청춘이란 활화산이 아니라 휴화산 같은건 아닐까. 끓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힘을 청춘이라 부르는 건 아닐까. 청춘을 가만두라는 건,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뜻이 아니겠지요. 내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 지도 모르고, 청춘은 이래야 한다는 세상의 주장에 등 떠밀리지도 말고, 내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보라는 의미일 겁니다. 내 마음은 어디로 흘러 가는 가. 우리의 나이가 어느 눈금에 있던, 한번쯤 내 마음이 흘러 가는대로 두어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by 세음
"영화 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뉴저지 주의 페터슨 시에서 버스 운전사로 일하는 패터슨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아침에 손에 쥐었던 성냥이 시가 되고, 버스에 탄 승객의 대화에서 시를 ‘건져 올리기’ 도 합니다. 어느날 시가 적힌 노트를 그의 애완견이 물어 뜯어 놓습니다. 황망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 패터슨이 벤치에 멍하게 앉아 있는데, 패터슨 출신의 유명한 시인의 흔적을 찾아 왔다는 한 남자가 나타나더니 그에게 새 노트를 한권 선물합니다. 남자는 노트를 건네면서 패터슨이 이런 말을 했지요. ‘가끔은 텅빈 페이지가 가장 많은 가능성을 선물 하지요’ 선문답 같고 동화 같던 이 장면은 이십년 동안 이 영화를 구상했다는 '짐 자무쉬' 감독이 쓴 시였겠지요. 일상과 시는 엄청난 거리를 가진 것일까. 텅빈 페이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속 깊은 소녀 쥴리와 건너 편에 사는 소년 브라이스의 첫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지요. 하지만, 영화는 소년 소녀의 설레는 감정만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끼는 나무를 베어 버리려는 어른들에게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 준 쥴리가 있고. 딸에게 전체를 보아야 한다고 차분하게 설명해 주던 아버지가 있지요. 작고 사소한 것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때 일어나는 눈부신 마법. 요즘 저녁 하늘엔 자주 그런 마법이 나타나고는 합니다. 심상치 않은 노을에 물들어 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전체를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2018.08.16 저녁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