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무들과 숲을 이루어서 놓은 것이 아니라 너른 들판에 따로 떨어져서 가만히 서 있는 나 홀로 나무. 이 나무는 이름과 다르게 홀로 있는 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오는 이들이 모두 이 나무의 손님이기 때문이죠. 손을 꼭 잡은 어린 연인들과 잔디밭에 나란히 앉은 동창생들. 토끼 인형을 든 아이와 그 아이를 지켜보는 아버지. 사진에 담긴 나 홀로 나무는 이들과 더불어서 평온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때때로 마음 깊이 나 홀로라는 생각이 들지라도 우리의 기억 한 컷 한 컷에는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무처럼 제자리에서 오고 또 가는 이들을 환대하면 될 일입니다." -by 당.밤. ♬ Robert Schumann 슈만 곡 - "Piano Concerto 피아노 협주곡 i..
"소설의 서문에 이렇게 적었던 작가가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 위화. 이 문장은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소설 의 서문에 적혀 있습니다. 소설은 한 인물이 견딘 엄청난 고난에 관한 이야기지만, 작가는 이 작품을 고상하다고 스스로 말했지요. 그가 생각하는 고상함이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일체의 사물을 이해한 뒤에 오는 초연함. 선과 악을 차별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동정의 눈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고상함이라 했습니다. 그의 이 설명에 고상高尙하다란 단어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저 점잖을 빼며 높은 데서 내려다보는 태도가 아닌 인생을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는 데서 오는 고상함을 말입니다." -by 세.음. https://namu.wiki/w/%EC%9D%B8%EC%83%..
"서풍의 노래, 서풍에 부치는 노래, 서풍부. 아직 봄이 아닐 때, 봄을 노래한 시들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서풍, 제피로스 Zephyros는 초봄에 부는 참으로 온화하고 순조로운 바람. 겨울처럼 추운 인생에도 서풍이 불어야 봄이 올까? 만약 그렇다면 그 서풍의 노래를 지어야 하는 시인은 바로 나 자신일겁니다. 그리고 내 인생을 위한 서풍의 노래에도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멀리 있겠는가" 희망의 노래가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겁니다. 우리 인생에도 그리고 우리 마음에도 서풍이 불어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합니다. 온화하고 순조로운 바람, 서풍西風 말입니다." -by 노.날. ♬ Franz Schubert 슈베르트 곡 - "Im Frühling 봄에, D. 882" #bar_Dietrich Fischer-D..
"조선 후기 문인 이옥 李鈺이 쓴 글 중에서 몇 구절입니다. 이 근심은 원래 마음 가운데 있지만, 마음을 지금 여기 내 몸에만 두지 말고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면 근심이 미처 따라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어떤 외부의 대상에 집중하게 되면 마음이 그곳으로 옮겨가고, 근심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서 기분이 좀 전환된다는 뜻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디로 마음을 이동시키면 좋을까. 근심이 모르게 살짝 우리 마음을 어디론가 옮겨놔 볼까. 생각해 봅니다." -by 풍.마.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4103 [아! 조선, 실학을 독하다]⑨ 문무자(文無子) 이옥(李鈺) 1760~1815 (6) 글쓰기는 비조(_調)생명 세계로..
"저녁에 찾아온 말. 오늘은 이 화가의 그림에서 뒤집어 생각하기라는 말을 끄집어내 봅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는 똑바로 그린 뒤 캔버스만 거꾸로 걸지 않고 처음부터 거꾸로 구상해서 그린다는데. 그의 작품이 경이롭게 다가오는 건 바로 그 작업 방식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부터 완전히 뒤집어 보는 파격의 작업 방식 말입니다." -by 세.음. https://www.wikiart.org/en/georg-baselitz Georg Baselitz - 34 artworks - painting Georg Baselitz was born in 1938, a remarkable figure of German Neo-Expressionism. Find more works of this artist at Wikiart..
"삶이 왜 이렇게 무거울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하나의 폭풍이 지나가고 이제는 좀 쉴 수 있을까 하면 또 다른 폭풍이 밀려듭니다. 숙제는 끝나지 않는구나.행복은 순간이고, 슬픔과 고통은 계속되는 채로 내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싶을 때. 1931년에 태어나 전쟁을 거듭 겪으며 많은 것을 잃었고, 늘 배가 고팠던 사람을 생각합니다. 이제 좀 이루었나 싶을 때 하늘은 그의 아들을 데려갔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곱씹으며 차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예술이 되게 한 사람이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글을 떠올리며 이렇게 늦어도 되나 하는 시간을 견딜 수 있고, 차오를 때까지 기다릴 힘을 얻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에 기대어 견디고 기다릴 힘을 얻었을까 질문한다면. 박완서 작가의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봅니다. 사랑이결코 무게..
"남쪽 창원과 순천. 서쪽 태안 천리포 수목원에 매화가 봉우리를 틔웠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핀다는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 '소학정'의 매화나무는 이미 지난달 1월에 개화 소식을 전했지요. 계절보다 앞서서 걸음을 옮기는 매화. 이 부지런한 꽃나무를 보면서 이해인 수녀의 시 '매화 앞에서' 의 한 구절을 떠올려 봅니다.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 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by 출.팸. https://www.gy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529 봄의 전령사 매화, 때 이른 만개 ‘눈길’ - 광양뉴스 아직 20여일 남아 있는 제23회 광양매화축제에 앞서 벌써..
"겨울 끝에 어르신께서 직접 캐어다가 시장에 펼쳐놓고 파는 냉이. 이 한 움큼 값이 천 원을 넘지 않으니 아무도 깎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봄 한 움큼에 천 원. 그것을 시인은 절대 봄값이라고 했네요. 그날 시장에서 그 냉이를 산 사람들은 남들보다 일찍 봄을 만났을 것 같습니다. 파르라니 흰 냉이 뿌리 같은 봄이 마음에 가득 찼을 것 같습니다. 절대 깎지 않고 값을 제대로 치르고 봄을 한 움큼 사 오고 싶은 날입니다." -by 풍.마. ♬ Felix Mendelssohn 펠릭스 멘델스존 곡 - "Lieder ohne Worte 무언가, Op. 62 - VI. Frühlingslied 봄 노래" #vn_Anne-Sophie Mutter 바이올린_안네-소피 무터 #pf_André Previn 피아노_앙드레..
"그것이 알고 싶어서 꽃을 관찰한 학자들이 알아냈습니다. 꽃 피울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걸 알려주는 정교한 장치가 꽃에 있다. 그중 하나가 낮의 길이. 낮의 길이에 따라 꽃 피는 게 결정된다. 낮의 길이가 길어질 때 피는 식물은 장일長日식물. 그 반대는 단일短日식물. 더불어 꽃 피울 최적의 조건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고 합니다. 꽃은 봄에 피든 겨울에 피든, 낮 시간이 12시간 이하로 찾아오는 짧은 계절을 경험한 후에라야 꽃을 피운다. 결국 어두운 밤과 겨울을 통과해야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얘기겠지요. 꽃을 활짝 피운 동백 옆에서 붓 모양의 꽃눈을 달고 있는 목련. 목련은 오늘 동백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 이 겨울에 동백인가 목련인가. 생각해 봅니다." -by 노.날. http..
"바다는 어떻게 그 날선 파편들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돌려줄 수 있었을까? 파도치는 겨울바다를 보며 생각합니다. 내 안에 들어온 날카로운 것들을 그처럼 둥글게 만들어 내보내기 위해선 마음속에도 무수히 많은 파도가 쳐야 할 거라고." -by 세.음. https://www.yna.co.kr/view/AKR20200731142100096 [에따블라디] 폐유리병이 만든 '유리해변' 中관광객 싹쓸이에 사라질판 | 연합뉴스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 www.yna.co.kr ♬ Wolfgang Amadeus Mozart 모차르트 곡 - "Sehnsucht nach dem Früh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