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입하 무렵에 핀다고 해서 이팝나무가 됐다는데? 또 다른 설도 압니다. 그러고 보니 내일모레가 벌써 입하네. 아마 누군가는 입하立夏가 내일모레인지도 또 알고 있었겠죠. 오월의 하얀 꽃 이팝나무가 요즘 사람들 대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하얀 꽃으로 시작된 대화는 이 사람 저 사람 사이를 즐겁게 오가면서 모두의 기분을 좋게 해주며 관계의 꽃도 피우죠. 그렇게 사람들 사이를 오가면서 꽃을 피우는 오월의 하얀 꽃. 이팝나무를 실컷 보고 나면 마음도 밥을 든든히 먹었을 때처럼 배부를 것 같습니다."-by 노.날. ♬ 영화 「Sound of music」메들리- Sound Of Music, My Favorite Thing, Do Re Mi, Eedelweiss, Climb Every Moun..

"생각을 바꿔야 행동이 달라진다'를 바꿔서 '먼저 행동을 바꿔봐라 그러면 생각도 달라진다'라고 말한 사람이 있습니다. 철학자 질 들뢰즈 Gilles Deleuze 입니다. 그래서 들뢰즈가 추천하는 것이 '낯선 것이 되기'인데요. 낯선 것이 되기란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행동을 말합니다.들뢰즈가 낯선 것이 되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생각만 해본 사람은 당해본 사람을 당해낼 수가 없다.' 그리고 놀라운 생각은 책상에서 나오지 않고, 일상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 때 나온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라고 하는 들뢰즈의 이유 있는 조언을 귀담아 듣는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하게 될까요."-by 노.날. http://minumsa.minumsa.com/book/1924/ 차이와 반복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또 장차 가지가 자라면서 부딪힐 곳이 보이면, 그것 또한 가지 치기로 깔끔하게 정리를 해줘야 하는 계절이 바로 장미의 3월입니다. 꽃 피기 전에 장미는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알아보니, 3월의 장미는 정말 열심히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네요. 그 준비가 자신을 쳐내는 일이었습니다. 병든 가지, 아픈 가지, 죽은 가지를 잘라내는 것. 붉은 장미의 아름다움 뒤에는 또 이런 아픈 시간이 있습니다."-by 노.날. ♬ Francois Gossec 고세크 곡 - "Tambourin 탕부랭" #fl_Robert Aitken 플룻_로버트 앳킨 #hp_Erica Goodman 하프_에리카 굿맨 https://youtu.be/VIQ9tWEBlkw?si=LxvjIojMGysthGtK

"꽃신을 꿰맬 때 쓰는 실은 멧돼지 털과 면사를 꼬아서 만든 실이 좋고. 쌀풀로 붙인 광목과 모시를 말리는 바람은 봄바람과 가을 바람이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모든 과정을 알고 꽃신을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다 보니 광목과 모시를 쌀풀로 겹쳐 말린 천이 적당하구나. 멧돼지 털과 면살을 같이 꼬아서 꿰매면 튼튼하구나. 꽃신은 봄바람이 불 때가 만들기 딱 좋을 때구나. 시행착오 끝에 얻는 과정들일 겁니다. 그래서 '모든 날들은 뭔가를 알아가는 날들'인 거겠죠.-by 노.날. https://webzine.nfm.go.kr/2019/01/17/%EC%97%AC%EC%9D%B8%EC%9D%98-%EB%B0%9C%EC%97%90-%ED%94%BC%EB%8A%94-%EA%BD%83/ 국립민속박물관웹진..
"심지어 다람쥐는 분산 투자를 한답니다. 먹이를 한 곳에 저장해 두고 한꺼번에 모아둔 먹이를 도둑 맞는 일은 절대 없지요. 그런데 이렇게 철저한 준비 끝에도 건망증이라는 게 있어서. 가끔은 먹이를 숨겨둔 곳을 잊어버리는 친구들이 다람쥐입니다. 덕분에 숲에 다람쥐에게 먹히지 않고 살아남아 싹을 틔우는 나무를 얻게 되지요. 우리에게도 까맣게 잊어버린 먹이 창고가 있다면. 어느 날 살포시 싹을 틔우며 올라오는 희망을 보게 되지 않을까. 그러니 언젠가 싹을 틔울 희망을. 오늘도 여기저기 열심히 묻고 다녔으면 합니다."-by 노.날. https://news.berkeley.edu/2017/09/12/nut-chunking/ Fox squirrels use 'chunking' to organize their fav..

"실패하라. 다시 시도하라. 더 나은 실패를 하라.희곡 "고도 Godot 기다리며"로 유명한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말이라는데.여기서 더 나은 실패란 어떤 실패를 말하는 걸까? 개기월식의 달은 왜 붉은색 레드문일까? 빛의 속도보다 빨리 갈 수 있다면 미래를 볼 수 있는 걸까? 일상은 이렇게 늘 호기심으로 채워지지만, 이 가을에 필요한 호기심은 빛의 속도와 미래는 아닐 겁니다. 하이쿠 작가 마쓰오 바쇼 松尾芭蕉 의 호기심처럼 따뜻한 호기심일 겁니다. 가을은 깊고 이웃은 무얼 하는 사람들일까. 바쇼가 생애 마지막 밤. 죽기 직전 남긴 하이쿠인데요. 바쇼의 따뜻한 호기심에서 보이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죠. 낙엽지는 쓸쓸한 가을. 타인에 대한 관심. 선을 넘지 않는 염려. 차가움과 뜨거움 사이에 있는 적정 온도의 ..

"라블레는 그 자리에서 체포돼 파리로 긴급 호송됐습니다. 그렇게 돈 한 푼 쓰지 않고 라블레는 파리까지 도착했고,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프랑수아 1세는 대역죄인을 직접 문초하겠다며 그를 왕궁으로 불러 들였죠. 국왕을 만나자 그는 변장을 풀고 자신이 로마에 사신으로 갔던 라블레임을 밝혔습니다. 라블레가 돈이 떨어진 것을 알고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시간이 15분이었기 때문에.요금을 지불해야 될 때가 되어서야 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시간을.라블레의 15분 (Le quart d’heure de Rabelais) 이라고 부릅니다. 라블레의 15분이 찾아왔을 땐, 궁지를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우선, 15분 동안 긍정적인 측면만 찾아내면 어떨까 싶습니다."-by 노...

"템즈 Thames 강이 보이는 사보이 Savoy 호텔 발코니에서, 모네가 워털루 브리지 Waterloo Brige 를 그려낸 40점이 넘는 그림들 가운데 같은 그림은 한 점도 없습니다.루앙 Rouen 대성당을 그린 스무 점이 넘는 그림들도.아침의 루앙 대성당, 한낮의 루앙 대성당 등 하나같이 다른 그림들이죠.250점이 넘는 수련 그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면을 그렸지만 하나같이 다른 그림이 나왔다 그러면.남들과 다른 인생을 사는 의미 부여를 모네의 그림에서 찾아봅니다."-by 노.날. ♬ Saverio Mercadante 사베리오 메르카단테 곡 - "Flute Concerto 플룻 협주 in E minor - 3. Rondo russo (Allegro vivace scherza..

"벚꽃이 벌써 다 져버렸네. 벚나무를 보는 순간 콩 가슴에 떨어지는 무언가는 놓쳤구나 하는 아쉬움일 겁니다. 내일은 벚꽃 보러 나가야지 생각만 하는 사이에 저버렸으니. 후회, 아쉬움, 안타까움, 또 속상함이 쿵 하고 떨어진 거겠죠. 그 쿵 떨어진 마음을 조선 중종 시대 문신 권벽이 시로 지어줍니다.어이하면 활짝 핀 꽃 달과 함께 볼 수 있으려나. 간절한 바람 같지만 아마 권벽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어질 겁니다. 권벽의 출생연도가 1530년입니다. 그때도 꽃을 보면서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건. 달과 꽃을 함께 보려는 건 그때도 욕심이고 지금도 욕심이란 뜻이 아닐까. 그러니 권벽은 시로 알려준 거죠. 꽃이 없어도 달이 보이면 즐기고, 달이 없어도 꽃이 보이면 즐겨라. 져버린 벚꽃은 그..

"바람 부는 대로 움직일 수는 있어도,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는 돛단배처럼,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 역시 방향은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돛을 내리고 노를 저어라. 이렇게 인생에 부는 바람을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철학이 '스토아' 학파 입니다. 그러면서 스토아 학파가 찾아낸 행복해지는 일이 있지요. 무슨 일이 생기든지 마치 그것이 너에게 일어나기를 원했던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라.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무심해지는 것이지요."-by 노.날. ♬ Alessandro Scarlatti 스카를라티 곡- "Già il sole dal Gange 갠지스강에 해는 이미 떠오르고" from 오페라 #ten_Luciano Pavarotti 테너_루치아노 파바로티 #con_ Richard Bony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