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늦게 오월쯤 싹을 틔웁니다. 심지어 유월 초에도 삭을 틔우는 대추나무가 있어서, 옛사람들은 느리다고, 양반 나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늑장을 부린 만큼 속도를 내죠. 잎이 돋고 삼 개월이 지나면 제법 실한 푸른 대추를 달고, 푸른 대추는 구월 말이나 시월 초까지 붉은 갈색으로 익어갑니다.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에 세상의 어떤 책보다 심오한 철학이 들어있다고 했습니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온갖 시련을 이기는 인고가 따른다고 했습니다. 태풍에 떨어진 대추들에게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어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보게 됩니다. 오늘은 태풍만 불지 않았으면 풋대추로 끝나지 않았을 대추들을..
받아쓰기/노날
2019. 10. 1. 21:33
"우리가 깜빡 잊고 지내는 소소한 기적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시인 파블로 네루다도 양파에게서 기적을 보았습니다."부엌에서 칼이 너를 자를 때, 유일하게 슬픔 없는 눈물이 솟아난다.너는 우리를 상처 입히지 않고도 우리를 울게 한다."연휴를 마치고 돌아와 맞은 일상에도 양파의 둥근 기적처럼 잊고 지내던 소소한 즐거움과 만족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내일이면 또 새까맣게 잊을지라도, 오늘 하루는 소소한 것들이 주는 기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by 노.날. 노.날.2019.09.16.월
받아쓰기/노날
2019. 9. 25.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