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시인은 여름의 끝에서 폭염과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꽃을 피우는 여름 나무 백일홍을 보았습니다. 이성복 시인이 본 여름 나무는 나무 백일홍이라고 불리우는 나무 백일홍이었을 겁니다. 배롱나무도 백일홍처럼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기 때문에 폭염과 폭풍을 피할 수 없는 나무죠. 바로 그 폭염과 폭풍 속에서 우박처럼 붉은 꽃을 피운 배롱나무에서 이성복 시인이 보았다는 여름의 끝. 오늘은 구월이라는 달 이름에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8월 31일과 9월 1일, 하루 차이인데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을 보는 느낌입니다." -by 노날 노날 2019.09.01.일
"이십 대에는 꽃을 툭 꺾었던 괴테가, 육십 대에는 꽃을 뿌리째 뽑아서 정원에 심고 두고 두고 그 꽃을 보았습니다. 사십 년이 흐르는 동안 괴테가 달라졌네요. 더 좋은 쪽으로 말이지요. 여기서 더 좋은 쪽으로 달라진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꽃을 꺾지 않고, 정원에 옮겨 심지 않고, 꽃을 보고 싶을 때마다 내가 직접 꽃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닐까. 어제보다 나은 오늘, 더 좋은 쪽으로 달라진 오늘을 기대하면서 괴테의 시를 떠올려 봅니다. " -by 노날 2019.08.26.월
"책을 펼치면 우주가 펼쳐진다는 사람. 미국작가 루이스 버즈비 Lewis Buzbee 입니다. 전 세계에 똑같은 내용의 책 오십만부가 있어도,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오직 나만을 위해 세상에 나온 책이다. 책에 대한 남다른 시선만큼 책에 대한 사랑도 남다른 작가이지요. 그 남다른 시선으로 또 이런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백 쪽짜리 책 한권이면 집필하는 데에만도 몇 년이 걸리는데, 난 한 권의 책으로 저자의 수년간의 노력을 아주 쉽게 가질 수 있다." 버즈비의 말에 기꺼이 설득을 당해보면 어떨까요?" -by 노날 노날 2019.08.24.토.
"영매인 뤼시는 모든 걸 비극으로 바라보는 떠돌이 영혼 가브리엘에게 이렇게 충고하지요. "당신이야말로 프로노이아가 필요한 사람이에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날 위해서, 나의 행복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충고일 겁니다. 반면 세상이 날 해치려 한다는 생각, 파라노이아가 필요한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저런 충고가 필요 없는 사람은 파라노이아와 프로노이아를 반반씩 갖고 있는 사람. 세상을 믿을 줄도 알고, 의심할 줄도 아는 사람이 아닐까요?" -by 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