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져 말리고 있던 포도를 순식간에 휩쓸어 가버리는 재난의 현장에서, 혼자 꼿꼿하게 인간의 위엄을 지킨 아버지의 모습.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위기를 겪을때 마다, 아버지가 보여준 위엄있는 모습을 기억했고, 자신도 그렇게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카잔차키스의 아버지가 했던 이 말이야말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한마디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절망스럽고, 다시 일어날 힘이 하나도 없을 때, ‘우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나는 없어지지 않았다’ 이 말을 떠올릴 수 있다면, 무릎을 펴고 일어날 힘이 생기겠지요. 그 어떤 마법의 주문보다도 힘이 세다고 믿게 되는, ‘우리는 없어지지 않았다’. 이 말을 꼭 기억해 두고 싶습니다." -by 세음 2018.08.30
"분석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글입니다.고독에 관한 융의 분석을 읽으면서, 이상하게쓸쓸했던 날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혼자 있고 함께 있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중했던 것을 공유할 수 없어서 쓸쓸했던 날들.그것은 우리가 융처럼 뛰어나서가 아니라,저마다의 세계가 부딪히고 섞이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겪게 되는 일이기도 하겠지요.그 고독이야 말로 우리를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는 지점이 될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내가 소중하다고 믿는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못해서 고독해도.다른 사람의 고독을 우리가 어쩔 수 없어도.그래서 인생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그래서 우리는 좀더 성숙해지고 향기로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by 세.음. 세.음.2018.08.29
"이 시를 읽는 데 엉뚱하게도 원효대사의 가을마당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원효대사가 아들 설총에게 늦가을 마당을 쓸어놓으라고 하니, 설총은 열심히 마당을 비질해서 낙엽 하나 없는 정갈한 마당으로 쓸어 놓았습니다. 원효대사는 ‘잘못 쓸었구나 다시 쓸어라’ 하고 말했고, 설총은 더 열심히 마당을 쓸었죠. 그러자 원효대사는 낙엽 몇장 주워서 마당에 두고, 가을마당은 이렇게 쓸어야 제격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 가을마당을 쓰는 법이 있는 것처럼, 여름의 발자취를 거두는 법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지러운 발자취도 거두고, 거기에 가는 시선도 거두고, 물가에 서 있던 마음도 거두자는 시인의 권유처럼, 우리가 떠나온 여름마당을 비 질 할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by ..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 가장 필요한 사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 세음 2018.08.25 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