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김없는 마음으로 지나 온 시간은 기억이 희미한 어린 시절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구김없는 삶을 바라지 않고 구김없는 삶이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어딘가에 마술 상점 같은 세탁소가 있어서 영원히 펴지지 않을 주름진 삶의 구석을 맡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뜨거운 증기가 한 차례 지나가면 반듯해 지는 기적이 그리워 세탁소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이 보이는 계절. 선뜻 문을 열고 들어서지 못하고, 그저 서성이는 이유가 있겠지요. 주름이 시간의 흔적이듯, 구겨진 자리들은 나이테처럼 새겨진 내 삶의 무늬. 그 무늬를 말없이 쓰다듬어 봐야 할 계절이 우리 곁에 도착해 있습니다.” -by 세음 2018.10.12 저녁이 꾸는 꿈 받아씀 ♬ Every Time You Go Away" #voc_Hall..
"오랜 시간 자연을, 세상의 근원을 마주한 시인들은 이렇게 힘있는 시를 쓴다는 걸 느낍니다. 옥수수가, 버드나무가 어떻게 자신을 지키는 지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읽는 사람들이 무릎을 필 힘을 얻게 합니다. 희망의 거처 라는 제목을 가진 이 시에서 시인이 알려주는 희망의 주소는 우리들의 상처, 저마다의 상처 안에서 저마다의 버팀목을 꺼내는 것이라고 시인은 쓰고 있습니다. 시인이 알려준 희망의 거처, 그 주소에는 쓸쓸한 문패가 걸려 있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희망은 굳건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by 세음 2018.10.11 목
"실수란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터키와 그리스의 합작영화 속의 지혜로운 할아버지는 실수에 대해서 아주 다른 해석을 들려줍니다. 이스탄불에서 향신료 가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의 가게에 이웃의 아가씨가 '커민' 이라는 향신료를 사려고 왔습니다. 커민은 케밥이나 미트볼을 만들 때 들어가는 향신료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미트볼을 만들려고 한다는 아가씨에게 할아버지는 커민 대신 '계피'를 추천하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얘야, 실수가 있어야 원하는 것을 얻는단다. 뻔한 양념을 넣으면 아무 일도 안 생겨" 사랑하는 여인이 정말 맛있게 만들어 준 미트볼은 언젠가 잊겠지만, 할아버지의 인상적인 조언대로, 계피가 들어간 미트볼을 먹은 남자는 평생 그녀를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삶이 아주 지루했던 이유는 뻔한 ..
"시인은 말이 별이 되는 꿈을 한 점의 의심없이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욕심과 거짓의 말들이 많아 좌절도 느끼지만약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이 망설이며 내놓는 말들이,어찌 별이 되지 않겠느냐고 시 속에 적어두고 있습니다.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은 거침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요.마음이 모질지 못한 사람들이 머뭇거리면서 어렵게 품은 것들.그런 것들이 하나, 둘.별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말레이시아의 어느 부족은훈련을 하면 꾸고 싶은 꿈만 꿀 수도 있다는 데.그 훈련을 받은 사람처럼,말이,별이 되는 꿈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by 세.음. 2018.10.09. 화 youtu.be/faSpNhPZD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