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올리비에의 글 라는 책 속의 한 구절입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은퇴 뒤에 찾아 온 인생의 위기를 묵묵히 걷는 일로 헤쳐 나갔습니다. 일은 사라졌고,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막막한 사막에 던져진 것 같은 삶을 정말로 막막한 사막을 건너며 견뎠죠. 그렇게 떠난 사람에게 경쟁이, 속도가 무슨 의미일까요. 천천히, 오래, 묵묵히, 걷는 사람은 반드시 변한다지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기회가 없이 살아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 그럴겁니다. 산티아고 가는 순례길도 떠들썩하게 단체로 걷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상의 한 시간을 떼어서 혼자 조용히 걷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기도가 되고, 매 순간 우리를 경쟁으로 밀어 넣으려는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
"시를 빚는 시인의 마음에 순하거나 독하거나 하는 농도가 있다면, 최승자 시인의 시는 아주 독하게 쓴 시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요. 남들보다 특별히 더 아프고 격정적인 삶을 살았던 최승자 시인이, 자신의 인생을 제물로 바쳐 얻어낸 문장들. 시인의 아픈 육성 같아서 한 줄 한 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최승자 시인의 청춘 트라이앵글을 가만히 생각하자니, 백석시인이 말한 외롭고 높고 쓸쓸함 이라는 표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느 하나 만만한 것 없는 이 트라이앵글이 있기 때문에 청춘은 힘겹고 그래서 또한 청춘은 빛나고 또 아름다운 것. 그 역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by 세음
"물방울처럼 세상의 많은 것들은 저마다 따로 점처럼 존재한다는 것이 젊은 날의 생각이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삶은 물방울 무늬의 못 같은 곳이라는 생각, 하나로 연결된 리본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세상에 건넨 것을 받고, 세상이 거슬러 준 것이 오늘의 삶이라는 생각. 지금 내가 껴안고 있는 것이 모두 거슬러 받은 것이었다 싶으니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추억도, 상처도, 한숨도, 가끔은 과분하게 느껴지는 기쁨도 모두 거슬러 받은 것이라 생각하니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삶은 왜 내가 던진 돌멩이가 아니라, 그것이 일으킨 물무늬로서 오는 것이며 한 줄기 빛이 아니라 그 그림자로서 오는 것일까 왜 거스름 돈으로서 주어지는 것일까 삶을 받은 것..
"영화 에는 서로 의지하며 사는 세 자매가 나옵니다. 집을 떠난 아버지, 재혼한 어머니, 세자매는 똘똘 뭉쳐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 나갑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존재한 줄도 몰랐던 동생까지 건사하면서 말이지요. 아끼던 옷을 동생에게 주면서 언니가 했던 말. ‘뭘 입어도 중요한 일은 꼭 해낸다’ 는 그 말은 어린나이에 가장의 몫까지 해낸 언니의 고단함과 의연함이 다 묻어 있어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 핑계 대며 살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게 하는 말 이었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9.01.08 화
"A bird sitting on a tree is never afraid of the branch breaking, because her trust is not on the branch but on its own wings. Always believe in yourself - Unknown 작가 류시화가 책 속에 소개한 이 글은 뉴욕의 어느 서점 창문에 붙어 있던 작자 미상의 글 이라고 합니다. 작자 미상의 글이 이토록 오래 전해지는 건 그 글이 갖는 힘이 크고 강렬하기 때문이겠지요. 아주 짧은 두 줄이지만 거기엔 인생이 전하고 싶은 비밀이 강렬하게 들어 있습니다. 두려움 없는 새의 비밀. 그건 우리가 소유하고 싶고 깨우치고 싶은 삶의 비밀이기도 하지요. 새가 자신의 날개를 믿듯이 우리가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