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도 지금,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람이겠지요. 새로운 봄, 찬란한 봄, 푸르고 역동적인 봄, 따뜻한 봄. 새 잎이 피어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세상을 감싸는 봄. 마스크 없이 외출할 수 있고, 화사한 햇살 아래 걸어볼 수 있는 봄날이 아직은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가 함께 간절히 기다린다면, 마음만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을 잘 지키며 야무지게 기다린다면, 지금의 일들을 옛 일로 생각하는 날이 분명 오겠죠." 걱정이라는 말을 잊은 봄. 심각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봄. 푸르고 따뜻하고 환한 봄날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 봅니다." -by 세음
"저무는 것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불현듯 이해하게 되는 삶의 뒷모습, 사랑의 뒷모습이 있습니다. 뜨겁던 사랑이 데리고 온 것들. 보이지 않았던 무게와 그늘을 헤아리고 기꺼이 감당하게 되는 과정이야말로 사랑이 피워 낸 진정한 꽃이기도 하겠지요. 사랑하기 때문에 더 고독해질 수도 있다는걸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걸 깨닫는 것.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람을 위해 외등을 끄지 않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 줄 작고 사소한 이해와 수고를 마음의 서랍에 차곡차곡 넣어둡니다." -by 세.음. 세.음. 2019.11.29.금. 받아씀.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이어지는 시속에는 은행잎 물드는 가을이 있고 눈 내리는 겨울이 있고 살구나무 피는 봄이 있고 그리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집과 그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들어 있습니다. 은행나무가 있는 그 집은 그 여자가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집. 그러니 세상의 모든 집과 담장과 굴뚝과 골목, 은행나무 감나무는 모두 그가 있고 그녀가 있어서 문패가 걸리고 주소가 생기고 약도가 그려지는 것. 추억에 취약한 마음을 잘 다독이면서 그 여자네 집, 그의 집 앞을 지나가야 할 계절입니다." -by 세.음. 2019.10.24. 목 받아씀.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가의 구절초가 꽃을 피우면 가을이고, 꽃이 지면 가을도 따라간다고 했습니다. 가을이 구절초와 함께 왔다가 가는 계절이라면 가을은 지금, 정중앙을 통과하고 있는 중일 겁니다. 요즘이 바로 구절초 축제 철인데요. 구절초는 음력 5월 5일 단오에는 마디가 다섯 개였다가 음력 9월 9일 중앙절에는 마디가 아홉 개가 되기 때문에 구절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지난 단오 때 보다 단단한 매듭이 다섯 개쯤 더 늘어나 있을까요. 조신하게 다가오는 가을이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오늘은 아주 성큼 다가와 있는 것 같습니다." -by 노날 노날 2019.10.07.월
"봄날, 과거완료형의 사랑을 돌아보는 분들에게 이 시를 위로처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한때 우리의 모든 것이었던 사람이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는 건 쓸쓸한 인정일까 혹은 기적같은 일이었을까사랑은 이별로 완성된다는 건 그런 의미이겠지요.시인이 쓴 것처럼.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우는 일이 사랑이라는 것을.그렇게 위대한 일이 사랑이라는 것을.되새겨 봅니다. "-by 세.음. 2019.04.29.월 저녁이 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