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저무는 시간, 노을 사이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역에 우리 모두 서 있습니다. 지친 하루를 건너 온 사람들이 저마다의 노을에 물들면서 기다리는 시간, 고단한 하루가 남긴 것들을 시인은 이렇게 편집해 놓았습니다. 이름을 떨어뜨린 것도 모르고 서두르는 사람의 걸음도, 이름에 묻은 흙을 털어내는 사람의 망연한 눈빛도, 어쩐지 낯이 익습니다. 성실한 골동품 가게 주인처럼, 얼룩진 것들의 가치를 찾아내고, 감춰진 것들에 쌓인 먼지를 잘 닦아주면서, 짧고 신비롭고 소중한 저물녘에 머무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 Wolfgang Amadeus Mozart 모짜르트 곡 -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편히 쉬어요, 내 사랑" from 오페라 K.344 #sop_Mo..

"팻 슈나이더는 생계를 위해 멀리 떠난 어머니 때문에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글을 쓰는 것이 자신을 지탱해 주는 힘이었다는 팻 슈나이더는. 작가가 된 후로는 고아원의 아이들이나 병원의 환자들, 감옥에 갇힌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일을 돕는데에 앞장 섰다고 하지요. 외로운 사람들은 사물에 대해 좀더 민감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 외로움을 흘려 보내지 않고, 이렇게 시로 빚어 선물하는 시인. 우리도 덕분에 평범한 사물들의 인내심을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일상에 스며있는 사랑스럽고, 고맙고, 아름다운 것들이 새삼 힘이 되어 준다는 걸 느낍니다." -by 세.음. ※ Pat Schneider 팻 슈나이더 낭송 https://youtu.be/ecZ5B4xWhhw ♬ Eileen Ivers 아..

"초겨울 저녁. 구불구불 놓인 국도를 따라 달려갈 때 우리 마음에 차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때에 우리가 마주했던 것이 내 삶의 슬픈 배후가 아니었을까. 인생의 커브길을 돌아올 때, 얼마나 자주 삶의 배후를 들켰을까.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슬픈 배후를 얼마나 자주 보았던 것일까. 곡선의 힘 앞에, 생각도 반성도 많아지는 저녁입니다. 직선의 시간을 살고, 직선으로 놓인 길을 달려 돌아오지만, 곡선을 사랑한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에 압도당한 여행자처럼, 삶의 배후를 슬쩍 열어젖히는 곡선의 힘 앞에 잠시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by 세음 ♬ "비밀의 화원" #per_안단테 https://youtu.be/820eOOav6lY

"날이 쌀쌀해지고 가을이 깊어지는데. 버스를 기다리면서,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 Johann Pachelbel 요한 파헬벨 곡 - "Variations on the Kanon 카논 변주곡 in D major" #arr_George Winston 편곡_조지 윈스턴 #pf_Geoge Winston 피아노_조지 윈스턴 https://youtu.be/kllZlF6mB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