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러나 보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또 하나의 얼굴, 또 하나의 옥상” 또 하나의 옥상이 없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해 봅니다. 시인은 모두가 알고 있는 얼굴과 또 하나의 얼굴 사이에서 시를 건져 올리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저녁의 반성문을 쓰고, 누군가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진통제를 삼킬지도 모릅니다. 또 하나의 얼굴, 또 하나의 옥상은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운명처럼 품어서 나를 비추는 거울로 쓰거나 회초리나 디딤돌로 삼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마음의 응달진 자리들을 하나하나 뒤적여봅니다." -by 세음
"1936년 마하트마 간디가 오두막을 지었던 세바그람 Sevagram 은 길도 없는 밀림이었고, 불가촉천민 700명이 모여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으로 들어가 오두막을 짓고, 불가촉천민들에게 하리잔 Harijan, 신의 자녀라는 호칭을 부여하고, 그곳 사람들을 위한 신문을 만들고, 그들의 공동체에서 똑같이 화장실 청소를 하고 빨래를 했던 마하트마 간디의 삶을 새삼 돌아봅니다. ”필요를 위해서는 풍족하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세상” 어느 만큼은 욕심이 있어야 삶을 이어갈 수 있다지만, 한 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 없고, 하루에 열두 끼를 먹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탐욕에 대해서, 부질없는 명예욕과 끈질긴 소유욕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버리고 싶다, 버릴 수 있다. 버..
"태풍이 몰고 오는 가을비가 이곳저곳에 내리고 있는 저녁.아직은 가을비라고 말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확실히 여름비와는 다른 느낌이 전해집니다.시인이 쓴 것처럼 그동안 보지 못했던 뒷면을 보게 하는 비, 산만했던 삶을 가지런히 빗질하러 오는 느낌이 전해지죠.불행도 아름답다는 걸 알만큼 충분히 불행했을까. 그런 질문도 던져보고.불행과 아름다움을 함부로 연관시켜도 좋을만큼 많은 것을 견뎌냈을까 다시 한번 돌아보기도 합니다.유독 태풍이 잦은 올해, 이 태풍이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빗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어 봅니다."-by 세음세음2019.10.02.수 받아씀.
"한 사람이 우리 곁에 와서, 우리 삶에 큰 무늬를 만들고.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것을 우리는 조금 늦게 알곤 합니다.그때 그를 이렇게 맞이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늦게라도 그가 남긴 여운으로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삐뚤빼뚤하던 걸음을 가지런히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사람이 온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죠.나에게 왔던 사람, 나에게로 오고 있는 사람의 걸음처럼.나도 누군가에게로 갔을 텐데.나의 걸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시의 맨 끝줄에 적힌 환대라는 단어에 시선이 머뭅니다.꽃처럼 피어난 사람.단풍처럼 물들던 사람이 자주 마음을 드나들 것 같은.그런 시월입니다."-by 세.음. "The New Kind in Town" #per_The Eagels htt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