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끝자락. 날이 추워지고 비가 지나가고 마음에도 스산한 바람이 불고 체온이 올랐다 내렸다 몸을 움츠리게 하는데요. 추위에 적응하려는 나름대로의 노력이고 나를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의 시스템이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한결같은 감정은 장점이라기보다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써 놓은 대목에 눈길이 갑니다. 환절기를 지나느라 체온이 자주 오르내리고 수시로 변덕스러워지던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되는 말이지요. 조금 더 변덕스러워도 괜찮겠다. 그런 게 가을이지. 오르고 내리는 삶의 이치에 편승해 한동안 살아봐야겠습니다." -by 세음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든다고 제목에 썼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문장들을 보면 힘든 인생에게 보내는 역설적인 응원 같지요. 이 시의 제목을 하루에 열 번만 생각해도, 무언가 새로운 힘이 솟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 김연수 작가 시를 읽으며 새로운 시선 하나를 마음에 얹고, 천 개의 눈동자를 가진 사람처럼 세상을 헤아리게 되고, 어지간한 일로는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작은 것에 글썽거리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그래서 긍정이든, 역설이든,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by 세음 ♬ Lennon-McCartney 레논-매카트니 곡 - "In My Life #ori..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이어지는 시속에는 은행잎 물드는 가을이 있고 눈 내리는 겨울이 있고 살구나무 피는 봄이 있고 그리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집과 그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들어 있습니다. 은행나무가 있는 그 집은 그 여자가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집. 그러니 세상의 모든 집과 담장과 굴뚝과 골목, 은행나무 감나무는 모두 그가 있고 그녀가 있어서 문패가 걸리고 주소가 생기고 약도가 그려지는 것. 추억에 취약한 마음을 잘 다독이면서 그 여자네 집, 그의 집 앞을 지나가야 할 계절입니다." -by 세.음. 2019.10.24. 목 받아씀.
"제주의 애월읍. 우리 말이면서 외국어처럼 들리는 이 아름다운 지명은 원래 포구가 반달 모양 이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지요. 물의 가장 자리라는 뜻과 달이 만나 만들어지는 지명을 듣고 있으니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일이 한 편의 시를 짓는 일이기도 하겠다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제주는 하얀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을 무렵이지요.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달빛을 품어주는 바다가 있는 곳. 먼 곳에서 온 달빛이 시를 쓰는 애월의 바다를 떠올려 봅니다. 수많은 한숨을 다 위로해 줄 아름다운 풍경이겠지요." -by 세음 2019.10.23.수 받아씀.
"죽어간다는 것이 쓸모 없어진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라고 말했던 모리 교수는 진짜 수업이란 이런 것이라는 걸 알려주었지요. 교과서 속의 이론이 아니라 노 교수가 자신의 삶을 바쳐 알려주는 이야기들, 삶의 진실들. 모리 교수의 말처럼,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지만 자기가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혼동하고, 탐욕에 시간을 낭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인생의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뒤죽박죽이 된 순서, 소중한 것들의 순서를 원래대로 놓아두는 시간도 가져봐야겠다 싶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9.10.22.화 받아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