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각도를 틀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앞만 보고 가는 세상에 옆얼굴을 틀어서 세상의 표정을 들여다보게 해 주는 사람들. 아마도 시인들의 역할이 그런 것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by 당밤 ※ Abbey Road Crossing Photo http://www.beatlesarchive.net/abbey-road-crossing-photo-session.html Abbey Road crossing photo session | Beatles Archive Some months ago a rare photo of the Beatles walk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from the album cover on Abbey Road was put up for aucti..
"오는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 남쪽으로 여행을 떠난 시인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시인은 제철 물고기를 봤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회를 먹을 수 없어서 들어갔던 여고 앞 분식 집에서 주인 부부의 모습을 살피게 됩니다. 어딘가가 좀 아픈 안주인과 나이가 든 바깥양반은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주문한 음식을 조리하면서 푸닥거리기까지 합니다. 거기에서 시인은 음식을 싹 비우고 나서, 낙서투성이의 분식집 벽면에 조그만 글씨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 땅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물에서 나는 것도 아닌, 사람에게서 나는 것에 제철이라는 말을 썼던 시인. 시인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많은 것에 '제철'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점차로 차가워지는 이 계절에는 '사랑..
"우리는 선풍기나 코트, 전기장판을 꺼내거나 정리해 넣으면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지요. 이것들 말고 또 다른 나만의 비공식적인 기준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by 당밤 ♬ Ludwig Van Beethoven 베토벤 곡 -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étique 비창": II. Adagio cantabile #pf_Igor Levit 피아노_이고르 레비트 https://youtu.be/_evNH3kzylg
"다음 생에는 가로등이 되고 싶다고 노래한 시인이 있었습니다.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 배우이기도 했던 볼프강 보르헤르트. 그는 자신의 책 「가로등」 을 통해서 가로등이 되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너의 문 앞에 서서 납빛 저녁을 환하게 비추는 일. 어느 운하 옆에서 고독하게 걸어가는 사람에게 눈짓을 보내는 일. 선술집 앞에서 누군가의 노래에 맞춰서 흔들리거나,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밤에 두려워하는 아이를 달래주는 일들 말입니다. 시인이 가로등이 되고 싶다고 한 것은,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가장 다정한 존재였기 때문일 겁니다.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고, 고독이나 불안에서 건져주는 존재.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이 사물을 통해서 시인은 위로를 받았던 것이겠지요. 가로등..
"올가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익어가고 있을까. 힘써 둥글어지고, 애써 가벼워지는 산과 들의 무수한 씨앗들을 떠올려봅니다." -by 당밤 ♬ Wolfgang Amadeus Mozart 모짜르트 곡 - "Piano Concerto No. 20 피아노 협주곡 20번 in D Minor, K. 466 - I. Allegro #pf_Maria João Pires 피아노_마리아 후앙 피레스 #con_Claudio Abbado 지휘_클라우디오 아바도 #orch_Orchestra Mozart 연주_모짜르트 오케스트라
"당신이 이런 노력과 수고를 한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당신에게 이렇게 행동한 것에 미안함을 느낀다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뭉뚱그려진 사랑 표현을 듣기보다, 우리의 상하고 지친 마음을 세심하게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는 건지도 모릅니다. 아픈 곳을 지압해 주는 안마사처럼 말이지요. 사랑한다는 말보다는,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더 많이 들려줄 것. 이번 명절에 우리가 아끼지 말아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by 당.밤. ♬ Johannes Brahms 브람스 곡 - "Symphony No. 3 교향곡 3번 in F Major, Op. 90: III. Poco allegretto" #con_David Zinman 지휘_데이빗 진먼#orch_Tonhalle-Orchester Zürich 연주_쮜리..
"사람의 눈도 어쩌면 다르지 않을 겁니다. 눈동자의 색은 저마다 달라도 거기에는 우리들 각자가 그리워하는 곳의 풍경이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눈동자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고도 싶습니다." -by 당밤 ♬ Bernhard Henrik Crusell 버나드 헨릭 크루셀 곡 - "Clarinet Concerto No. 1 클라리넷 협주곡 1번 in E-flat, op. 1 : II. Adagio #cl_Kari Kriikku 클라리넷_카리 크리이쿠 #con_Sakari Oramo 지휘_사카리 오라모 #orch_Finnish Radio Symphony Orchestra 연주_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가을이다 밖이 아니라 내 마음속이 쌀쌀하다 롱펠로우의 이 싯구에서 '마음을 잘 써야겠구나' 느낍니다. 마음을 잘 쓰지 않으면, 이제 막 가을로 접어든 마음속에 폭설이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 마음속에 폭설이 내려주기를 바랄지도 모르지요. 자연의 계절은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마음의 계절은 능동적인 선택이 가능합니다. 내 마음대로 오늘 하루의 계절을 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by 노날 ♬ 토머스 무어 시 - "The Last Rose of Summer" #sop_채선엽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또는 다른 사람을 더욱 존중해야 하지요. 나마스떼.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찾아온 가을의 인사로 썩 잘 어울리는 인사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by 당밤 ♬ Ludwig van Beethoven 베토벤 곡 - "Symphony No. 6 교향곡 6번 in F Major, Op. 68 "Pastoral 전원" 1. Erwachen heiterer Empfindungen bei der Ankunft auf dem Lande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 (Allegro ma non troppo) #con_Andris Nelsons 지휘_안드리스 넬손스 #orch_Wiener Philharmoniker 연주_빈 필하모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