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눈한테는 무릎을 꿇어도 좋다는 말. 눈덮힌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딱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겨야한다고 버텨야한다고 애쓰며 살던 자신을 한번쯤 풀어 놓게 하는 말. 우리가 첫눈을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 중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차가운 바닥에 무릎 꿇은 사람들까지도 따뜻하게 감싸주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담요 같은 첫눈이었기를 바래봅니다." -by 세.음. ♬ Emil Waldteufel 에밀 발트토이펠 곡 - "Les Patineurs Valse" (The Skaters Waltz 스케이터즈 왈츠) Op.183 #orch_André Rieu & His Johann Strauss Orchestra 연주_앙드레 류와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https:/..

"요즘의 기차역은 화려한 빌딩처럼, 공항처럼 환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남아 있는 기차역이란, 얼마쯤 쓸쓸하고 쇠락한 곳이고,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고, 운행표에 적혀 있지 않은 기차가 도착하는 그런 곳이기도 하지요. 급행열차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냉정하게 지나쳐버리는 역. 인적도 드문 간이역에 날이 어두워지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는 장면이 한 장의 엽서처럼 그려지는 시. 내부를 수리하던 집을 자신과 동일시하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우리는 어쩌면 저 쓸쓸하고 자그마한 역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쓸쓸한 날의 우리들 모습을 시인이 대신 그려준 것 같습니다." -by 세음 ♬ Franz Schubert 슈베르트 곡 - "Piano Trio 피아노 삼중주 N..

"너무 많이 다루어서 낡아버린 단어. 하지만 열쇠처럼 늘, 우리와 함께 다니는 단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잃어버릴까 봐 불안해지는 단어. 소유물처럼 꼭 쥐고 있거나, 보관하거나 박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고요를 만끽하고, 설레는 마음을 갖고, 내가 나여서 좋다는 생각 속에 이미 들어와 있는 단어. 나 혼자만 행복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더 잘 보이는 단어. 행복이 가까이 느껴지는 저녁이기를 바랍니다." -by 세음 ♬ 이영훈 곡 - "겨울의 미소" #orch_Bolshoi Theater Orch 연주_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 https://youtu.be/t-JMbqEIpZ4

"꽃이 피고 지고, 잎이 났다가 떨어지는 것을 보는 시간이 우리 마음을 얼마나 많이 들었다 놓았다 했는지도 생각합니다. 세상을 향해 난 창문으로 많은 것들을 배웠듯이, 다른 사람을 향해 난 창문을 통해 마음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 유리창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흐려지지는 않았는지. 학창 시절의 어느 시간처럼 맑게 닦아 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by 세음 ♬ "Let It Be" #per_Janoska Ensemble 연주_야노스카 앙상블 https://youtu.be/CY9xDSBStgE

"누구나 마음의 쓸쓸한 빈들을 거느리는 무렵. 그래서 기쁜 소식은 더 반갑고, 슬픈 소식에는 더 울컥한 무렵이지요. 어쩌면 11월의 우리는 더 우리다워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안의 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꽃이 피고 푸른 잎 무성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일 테니까요. 가끔은 그래, 다 부질없다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그 헛헛한 마음이. 다 버린 빈들의 정서가. 나와 가까워지는 길을 보여주고. 쓸데없는 욕심에 가렸던 마음의 좌표를 선명하게 보여주지요. 헛헛함 속에서 비로소 발견하는 이정표. 그 이정표를 따라 또박또박 걷다 보면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겠지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 Pyotr Ilyich Tchaikovsky 차이코프스키 곡 - "Symphony No.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