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사람 사이는 세상의 그 어떤 학문보다 그 어떤 연구보다 어려운 일이지요. 40대에 들어선 작가도 어려워하는 일이고, 노년기에 이른 어른들도 사람 사이가 가장 힘들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하물며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 소녀에게나, 학업과 취업과 사랑과 독립의 문제를 다 껴안은 20대에게는 또 얼마나 힘겨운 문제일까요. 온갖 시간을 다 겪은 끝에 작가가 적어놓은 말. "상대를 존경할 만한 적장처럼 대한다"는 말이 우리가 닿아야 할 지점을 간결하게 적어 놓은 약도처럼 다가옵니다." -by 세음 ♬ "Blott En Dag" (Day by Day and with Each Passing Moment, 날마다 숨쉬는 시간마다) from 스웨덴 개신교 찬송 #vc_ Aage Kvalvein 첼로_아게 크발바인..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구질구질한 기다림에 대해 쓴다고 시인은 시속에 써놓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질구질하다는 표현이 있을 수 없다고 누군가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약간 비정상적인 마음 상태에 이르는 것이니. 미친 듯이, 구질구질하게, 이런 상태는 그 안에서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기다림, 후회, 미련, 더 끌어안거나 혹은 놓아주거나. 가을에는 그런 감정의 노동을 자주, 강하게 그리고 길게 감당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 먼 데서 우리의 안부를 타전해 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어디 먼 곳으로 안부를 타전할 지도 모르니." -by 세.음. ♬ 유재하 - "그대와 영원히" #va cover 비올라 커버..

"누구나 한 시절의 끝에 다다르게 되고, 그 끝에 이르면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겪어보지 못한 시간에 대한 불안 때문에 미리 걱정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안 좋은 선택을 하기도 하죠. 잎을 떨군 겨울나무가 실패한 것이 아닌 것처럼, 꽃이 지면 잎의 시절이 오는 것처럼, 좋은 시절이 가면 아름다운 시절이 올 거라는 믿음이, 다음 장을 넘길 용기를 줄 겁니다. 다음 장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흥미로운 연재소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또 하나의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by 김미라 작가 ♬ Eugene Friesen 유진 프리즌 - "Remembering You" #vc_Eugene Friesen 첼로_유진 프리즌 #pf_Paul Halley 피아노_폴 핼리 youtu..

"신명이라는 거창한 말 대신, '가난한'이라는 말과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하더라도'라는 표현이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 정말 하고 싶은 일, 정말 마음을 쏟고 싶은 분야. 그것이 아무리 가난해도 괜찮다면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또한, 그 사랑이, 그 일이, 그 정성이,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생각한다면, 역시 거침없이 나아가면 되겠지요.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삶과 사랑과 일을 생각하는 우리들.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그 길로 가도 괜찮을까, 고민이 될 때 이런 리트머스 시험지를 한 번쯤 꺼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by 세음 ♬ "Return to Love" #pf_Kevin Kern 피아노_케빈 컨 youtu.be/JBiLOQNXZDM

"지붕 위에 올려놓는 수탉 모양의 풍향계에는 화살표가 붙어 있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부는지를 알려 주는 건 왜 중요했을까. 풍향계를 볼 때 궁금해지곤 했습니다. 너를 향한 마음이 내게 있어서 바람은 언제나 한쪽으로 불었다는 시의 첫 줄을 읽고 보니. 사람들의 마음엔 본능적인 풍향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어떤 상태가 마음에 든다고 말할 때가 많았는데. 그 대상이 내 마음으로 들어와 자리 잡는다는 뜻이었구나. 시를 읽으면서 새삼 깨닫습니다. 마음에 든다는 건. 서로에게 스미는 일이라는 말을 마음에 품어 봅니다." -by 세.음. ♬ Ennio Morricone 엔니오 모리코네 - "Love Affair (End Credit)" from 영화 youtu.be/3kPWQJKNB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