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시아의 현자'로 불리는 잘랄루딘 루미는 시속에 이렇게 표현해 놓았습니다. 여인숙 같은 우리 삶에 매일 찾아오는 손님이 슬픔의 군중이거나 난폭하게 쓸어버리는 손님이더라도 그 손님을 존중하라고.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우리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이죠. 요즘 같은 시기에는 더욱 실감 나는 대목입니다. 시인의 조언처럼 누가 오든 감사히 여기고, 그로부터 배우는 것이 있다면 그 안내자를 따라 더 나은 삶을 향해 갈 수도 있겠지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 Joseph Haydn 하이든 - "String Quartet 현악 4중주 in F major Op. 3 No. 5 Hob. III: 17 - II. Andante cantabile #con_ János Rolla 지휘_야노스..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쏜살같이 지나쳐 오던 길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으며 무심코 지나치다가 신호등처럼 서 있던 그 사람을 본 것 같기도 합니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 남들이 다 내려선 길을 가는 사람. 속세에 사는 성인처럼 맑은 결을 가진 그 사람을 만나면, 가벼운 목례를 건네고 몇 걸음 뒤에서 천천히 따라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가는 봄 길을" -by 세음 ♬ 김민기 - "아름다운 사람" #orch_the Symphony Orchestra of Russia 연주_러시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youtu.be/ECarz7-OyZo

"우리에게 이렇게 가까이 있는 말이 시가 되어 나타날 때, 딱 맞는 열쇠로 자물쇠를 연 것처럼 마음이 스르르 열립니다. 어딘가에 끼워 맞춰진 것처럼 답답하던 마음에 돌연 씩씩하게 피가 도는 느낌도 듭니다. 불쑥 누군가를 찾아갈 수는 없는 시절이지만 불쑥 어딘가 다녀오고 싶거나 불쑥 무언가 먹고 싶은 건 해결할 수도 있겠지요. 불쑥이라는 단어가 우리를 어디까지 데리고 갈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by 세.음. ♬ Kuramoto Yuhki - "Second Romance" #va_Richard Yongjae O'Neill 비올라_리차드 용재 오닐 #pf_Kuramoto Yuhki 倉本裕基 피아노_쿠라모토유키 youtu.be/jUOGdmwTvYk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는 말을, 추억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고 읽었다는 시인. 우리에게도 사당을 사랑으로 읽던 때가 있고, 그림을 그리움으로 읽었던 때가 있었지요. 무심코 튀어나온 단어들이 거울처럼 나를 비출 때, 그때가 나의 안쪽을 들여다볼 가장 좋을 때 일 겁니다. "추억은 약이 되나 독성이 있다" 잘못 읽어서 얻게 된 통찰이 아름답습니다. 정성껏 달인 추억을 마시고, 코로나 시대의 통증을 잘 다스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 "I Just Fall in Love Again" #original voc_Anne Murray 원곡_앤 머레이 #bn_Laurence Perkins 바순_로렌스 퍼킨스 #con_Charles Groves 지휘_찰스 그로브스 #orch_..

"사막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법칙들이 소용이 없습니다. 사막에서만 통용되는 법칙으로 사막을 건너고 사막을 견뎌야 하지요. 멀리 가기 위해서 천천히 가는 낙타처럼, 사막은 조금씩 천천히 지치지 않고 가야 합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차를 타고 사막을 질주하다 모래에 바퀴가 빠져 꼼짝 못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모래에 빠진 차를 꺼내려면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 것이 아니라 팽팽한 바퀴의 바람을 조금 빼주어야 한다지요. 사랑은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는 일과 닮았습니다. 마음을 얻었는가 싶으면 사나운 바람이 형태를 바꾸어 놓고. 오아시스가 보인다 싶으면 신기루에 속은 것이고. 조급해서는 절대 건널 수 없는 사막처럼 조급해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이해와 신뢰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사랑이겠지 생각해 ..

"다소 쓸쓸했던 명절이지만, 서로를 위해 더 나은 일을 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 Sergey Rachmaninov 라흐마니노프 곡 - "Piano Concerto No. 3" Op. 30, in D minor : I. Allegro ma non tanto #pf_David Helfgott 피아노_데이빗 헬프갓 #con_Milan Horvat 지휘_밀란 호르바트 #orch_Copenhagen Philharmonic Orchestra 연주_코펜하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youtu.be/BakJYAjL8tI